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FCU Magazine 5월 1주차 - 빅리그의 지각변동, 이변의 주인공들을 파헤치다.

FCU magazine/2023-24 시즌

by FCU회장 2024. 5. 1. 14:45

본문

FCU Magazine 5월 1주차 - 빅리그의 지각변동, 이변의 주인공들을 파헤치다.

 

제작자: FCU 이사 박규빈

 

 


Ⅰ. 메인테마 칼럼

'분데스리가의 새로운 챔피언 레버쿠젠, 그들의 무패전설은 현실이 될 것인가'

- 이홍주, 오성윤

 

1. 클럽의 운명을 바꾼 역사적인 감독 교체

 


헤라르도 세오아네 감독 체제 하에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내던 레버쿠젠은 결국 리그 강등권까지 내려가는 걸로 모자라 UCL 조별리그에서도 FC포르투에게 2:0으로 패배하자 세오아네 감독을 경질하고 2022년 10월 6일 사비 알론소를 감독으로 선임하였다.

비록 조별리그 3위로 UCL 16강 진출에는 실패하였지만, 알론소는 부임 첫 경기부터 샬케를 상대로 4:0 승리를 거두며 임팩트 있는 시작을 보여주었다. 이후 시즌 후반기를 훌륭하게 이끌어 유로파리그에서 결승전까지 진출하였으며, 세오아네 체제에서 리그 꼴찌까지도 떨어졌던 팀의 순위를 6위로 끌어올리며 23-24 시즌 유로파리그 진출 또한 달성했다.

그리고 시작된 23-24 시즌, 알론소는 선수단에 자신의 전술을 완벽히 녹여내어 시즌 초반부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세부전술 혹은 큰 틀에서의 전술까지도 가변적으로 구사하여 경기마다 상대를 정확하게 공략하였다. 그리하여 창단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달성함과 동시에, 현재까지 시즌 46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면서 사비 알론소의 레버쿠젠은 이번시즌 유럽축구 무대의 주인공 격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더보기

 

2. 훌륭한 영입, 다양성을 확보한 스쿼드


알론소 감독이 구사하는 다양한 전술 뒤에는 전술적으로 여러 스타일의 선수들을 수급하여 스쿼드를 구성한 롤페스 단장의 노고가 있었다.

다가오는 시즌을 구상함에 있어 핵심 선수로 낙점된 알렉스 그리말도를 5월부터 일찌감치 FA로 영입을 확정 지었으며, 이후 팀 내 에이스 입지였던 무사 디아비가 55M의 큰 이적료를 남기고 아스톤 빌라로 이적하면서 디아비의 대체를 비롯하여 여러 포지션을 보강할 수 있는 자금이 주어졌고, 롤페스는 바로 자원 물색에 나섰다.
 
그 결과 공격 옵션으로 묀헨글라트바흐의 베테랑 2선 미드필더 요나스 호프만을 10M에 영입하였으며, 생질루아스로부터 스트라이커 빅터 보니페이스를 20.5M에, 사우스햄튼으로부터 네이선 텔라를 23.3M에 차례로 영입하였다. 또한 아스날로부터 그라니트 자카를 15M에 영입하면서 3선 미드필더 옵션도 확보했다. 수비 쪽 보강으로는 바이에른 뮌헨으로부터 요시프 스타니시치를 임대 영입하여 우측 스토퍼와 윙백 옵션을 늘렸다.
 

묀헨글라트바흐로부터 영입한 요나스 호프만, 베테랑 공격수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며 팀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 중.

 


이러한 보강 끝에 스쿼드를 전술적으로 다양한 특성을 갖춘 양질의 선수들로 구성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알론소볼의 변화무쌍한 전술과 유기적인 움직임을 뒷받침하는 동력이 되었다. 이것을 단편적으로 가장 잘 보여주는 예시는 다양하게 구성되는 양쪽 스토퍼들과 3선 미드필더의 조합이다.

레버쿠젠이 점유하는 공격상황에서 주로 활용하는 1-2-3-5 대형을 형성한다고 하였을 때, 스토퍼 중 한쪽에서 전진하여 비대칭적으로 3명의 허리라인을 구성한다. 그렇기에 수적인 우위가 확보된 스토퍼가 전진한 쪽 에서 빌드업 무게중심이 형성된다. 여기서 레버쿠젠은 좌측 스토퍼 옵션으로 돌파-전진에 능한 힌카피에와 후방에서 전달하는 패스가 일품인 탑소바를 가지고 있으며, 우측 스토퍼 옵션으로도 높은 위치에서의 플레이에 능숙한 코소노우와 스타니시치, 그리고 앞서 언급한 탑소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선수들을 유연하게 조합함으로써 전개의 중심을 자유롭게 결정함과 동시에 상대를 원하는 쪽으로 몰아넣을 수 있었다.

또한 3선 미드필더 구성에 있어, 우선 핵심인 자카를 필두로 그 옆에 단단한 수비력과 수비라인 가담에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는 팔라시오스, 그리고 팔라시오스보다는 조금 더 전개에 가담하고 공격적인 재능이 있는 안드리히 중 적합한 선수를 기용하여 유연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로테이션에서도 다양성을 확보한 스쿼드의 강력함을 엿볼 수 있다. 주전 2선 공격진인 비르츠와 호프만은 점유하는 축구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고 공간을 이끌어내는 데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다. 그러나 가끔은 속도전이 필요할 때도 있는 법이다. 속도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아들리, 텔라와 같은 준족 자원들의 존재가 레버쿠젠이 무패를 유지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이러한 공격진의 다양한 조합을 통해 보니페이스의 부상 이탈 기간 또한 잘 버텨냈다. 그리고 주전 센터백인 탑소바와 타가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에 차출되어 이탈한 상황에 스타니시치와 힌카피에가 이들을 대체해 내며 다시 한번 레버쿠젠 시스템의 우수성을 증명하였다.


이번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알렉스 그리말도

 
이번 여름에 영입된 그리말도, 호프만, 보니페이스, 자카의 활약과 팀 내 입지 등을 생각하면 롤페스의 지원은 상당히 훌륭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리말도의 경우에는 이번시즌 리그 MVP급의 활약을 펼쳤으며, 현재까지 리그에서만 9 골 13 어시스트를 기록하여 윙백 포지션을 초월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얼핏 보면 윈나우 식의 영입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레버쿠젠의 기존 스쿼드가 프림퐁, 비르츠, 힌카피에, 팔라시오스, 탑소바 등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호프만이나 자카와 같이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을 수혈하는 것은 어찌 보면 더 나은 팀이 되기 위해선 필요했던 일이고, 단순히 윈나우 차원의 영입으로 치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3. '유인', 레버쿠젠의 후방 빌드업 포인트

 
그렇다면 레버쿠젠의 전술적 면모는 어떨까? 어떠한 팀의 철학을 논할 때 최근 들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단어는 '능동적 축구'이다. 능동적 축구는 공격적이고 점유 지향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것을 넘어 팀의 게임모델을 확립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경기장 안에서 하나의 팀으로서 최선의 선택지를 모색하는 태도로 범위를 확장하여 해석할 수 있는데, 레버쿠젠은 이러한 능동적 축구라는 개념의 정수를 보여준다.
 
물론 레버쿠젠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대부분의 팀들이 그러하듯, 인포제션, 즉 점유 국면에 많은 시간을 들인다. 반면 많은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이언전과 같이 전력 차이와 팀의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점유 지향적인 성격을 포기하며 수비 국면을 중심으로 영리하게 경기 플랜을 계획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바이언전 결과가 증명하듯 점유 국면에 대한 대비도 확실하다.
 

바이에른 뮌헨전 주요 스탯, 좌측의 레버쿠젠이 점유율에서 열세를 보이나 기회 창출에 더 능했고 역습 부문에서 뛰어났다.

 

 
그렇다면 레버쿠젠이 능동적으로 경기를 조립해 나가기 위해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포인트는 무엇일까? 바로 '유인' 혹은 압박의 역이용이다. 레버쿠젠은 선수들의 공간을 향한 자유로운 움직임을 통해 상당히 유동적인 포지셔닝을 구사하지만, 1.3.4.3 혹은 1.3.2.5 포메이션을 주요 틀로 삼는다. 이러한 전형을 바탕으로 레버쿠젠은 높은 라인을 유지하는 백쓰리 라인 및 2MF를 통해 상대 전방 대형의 라인 사이 공간을 공략한다.
 
아래의 시퀀스를 살펴보자. 안드리히는 자비처의 마킹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비라인으로 내려오며 백포를 형성하였고, 자비처가 이를 따라가 1선으로 올라가며 남은 MF인 엠레 잔은 중원을 지켜야 했다. 자카는 안드리히와 달리 상대 전방 라인과 미들 라인 사이에 위치해 있다. 엠레 잔이 오프더볼의 자카를 마크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라인 뒤에 포지셔닝을 취한 자카가 볼을 받을 시 엠레 잔은 볼에 대한 압박과 상대 2선 마킹이라는 양자택일에 처하게 된다.
 
레버쿠젠은 그 점을 이용하기 위해 AMF 브란트를 자카에게서 떼어내야 한다. 2MF 중 안드리히가 수비라인으로 내려왔고, 이 상황에서 자카까지 내려간다면 비효율적인 전개 상황을 보내야 하기에 CB인 탑소바가 브란트-퓔크룩 전방 대형과 자신 사이 공간에 대해 천천히 드리블을 시도하며 브란트의 압박을 유도한다. 전진 패스가 좋은 탑소바이기 때문에 그의 온더볼 상황을 방해하기 위해 브란트는 계속 공간을 내주기보단 압박이라는 선택지를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
 

라인 사이 자카에게 볼을 배급해야 하는 상황, 자카를 마크하는 브란트를 유인하기 위해 공간에 대한 드리블을 시도하는 탑소바

 

 
 탑소바는 브란트가 달려오는 시점에 상대 자비처-브란트의 인터벌을 활용해 자카에게 볼을 배급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자카는 뛰어난 전진 패스 능력을 활용해 2선에 위치한 스타니시치에게 기튼스-엠레 잔의 사이 공간으로 볼을 밀어 넣어 주었다. 2WF가 측면의 너비를 확보 중이었기 때문에 2WB은 중앙으로 좁혀 들어와 2선 지역을 점유하며 엠레 잔의 수적 열세 상황을 창출했다.

볼을 받은 스타니시치는 측면 넓게 포진한 프림퐁을 활용해 측면 공격을 전개하였고, 그리말도가 빠르게 상대 수비라인 사이로 침투하면서 상대 RB인 리에르송의 시선을 끌어당겼고, 레버쿠젠은 프림퐁의 크로스 상황에서 박스 안 3v3 수적 동위를 바탕으로 측면 공간을 공략할 수 있었다.
 

자카에게 볼이 배급된 상황, 상대 라인 사이를 잘 활용하며 좋은 공격 상황을 창출했다.

 

 
만약 상대가 견고한 미들블록을 구축해 후방 빌드업을 풀어 나오기 어렵다면 팀 최고의 재능인 비르츠를 활용해 상황을 타개한다. 아래의 시퀀스를 보라. 라이프치히는 4-2 전방 대형을 통해 레버쿠젠의 2MF에 대한 이중 수비 구조를 취하며 볼 소유를 어렵게 했고, 자카가 원활한 볼 순환을 위해 수비라인으로 내려온 상황이다.

한편 팔라시오스는 오펜다-세슈코의 배후, 즉 라인 사이에 위치함으로써 상대에게 양자택일을 걸 준비를 했다. 이때 AMF  비르츠는 자카에게 패스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슐라거의 블라인드 사이드를 따라 지원 움직임을 행했다. 자이발트가 상대 MF 마킹이 아닌 3선 방어에 집중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발생한 수적 우위에서 프리맨이 된 팔라시오스를 활용할 수 있었다.
 

자카가 수비라인으로 내려간 상황, 2선의 비르츠가 3선에 가담하며 슐라거에 대한 수적 우위를 형성했다.

 

 

비르츠를 주시하던 슐라거가 기민하게 반응했으나 개인 능력이 뛰어난 비르츠는 팔라시오스를 향해 영리하게 볼을 돌려놓으며 반대로 슐라거를 유인하는 상황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또한 슐라거의 역동작을 역이용해 그의 블라인드 사이드로 빠르게 돌아 들어가며 라이프치히의 미들라인을 돌파해 냈다.
 
비르츠는 팔라시오스와의 원투패스를 통해 올모-자이발트의 인터벌을 이용하였고, 앞선의 쉬크-호프만-프림퐁과 함께 공격 국면을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
 

자신을 향해 점프한 슐라거의 압박을 역이용해 미들라인을 돌파해내는 비르츠

 

 
미들라인을 거치지 않고 수비라인에서부터 직접 2선을 향해 패스를 찔러주는 방식도 있다. CB이 지닐 수 있는 강력한 개인전술 중 하나인 '디스가이즈 패스'를 활용하는 것인데, 디스가이즈 패스란 실제 패스 타겟과 바디 포지션 및 시야로 나타나는 타겟을 다르게 하여 상대의 수비 액션에 혼선을 야기하는 패스를 의미한다.
 
아래의 상황이 그 예다. 자카에게 백패스를 받은 타가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 그의 시야 및 바디 포지션은 RCB을 향해있다. 라이프치히의 2CF는 타가 스타니시치에게 패스할 것을 예상하고 각각 타와 스타시치에게 압박을 가했다. 하지만 타는 이를 역이용해 순간적으로 프리 상태에 놓인 비르츠를 향해 패스를 찔러주었고, 상대 MF를 최대한 끌어당긴 후 공간으로 돌아나간 자카를 활용해 경기 상황을 풀어나갈 수 있었다.
 

디스가이즈 패스에 능한 요나단 타, 자신의 바디 포지션과 시선을 통해 상대 압박을 역이용했다.

 

 


4. 견고한 수비블록을 무력화하는 적재적소의 포지셔닝

 
상대를 유인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상대 팀이 구축한 수비블록에 균열을 야기함으로써 공간을 만들고, 해당 공간에 위치하는 프리맨을 활용해 패스를 통해 상대 라인을 돌파해 내기 위함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론으로써 사비 알론소 감독은 수비 인원들에게 공간에 대한 드리블의 필요성을 이해시키고 경기장 안에서 행동으로 발현해 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온더볼의 선수가 자신에게 주어진 공간과 패스 선택지를 영리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오프더볼의 선수들은 온더볼 선수에게 시선이 집중된 상대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포지셔닝을 취해야 한다. 그리말도와 비르츠가 그렇듯, 레버쿠젠의 선수들은 빈 공간, 활용해야 하는 공간으로 적절히 찾아 들어가는 유동적 포지셔닝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다.
 
 그 예시로써 아래의 시퀀스를 제시한다. 베르더 브레멘은 1.5.3.2 형태의 수비블록을 구축한 상황이다. 상대가 압박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타는 백쓰리 라인의 3v2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해당 상황을 타개하고자 했다. 이때 LCB 탑소바는 코소우누와 달리 상대 2CF의 옆 공간에 비대칭적인 포지셔닝을 취하며 볼을 받았다.
 

후방 수적우위를 바탕으로 상대 수비블록을 파괴하고자 전진한 탑소바에게 횡패스하는 타

 


두크쉬는 탑소바가 볼을 지닌 채 직접 드리블하거나 전진패스를 시도할 것을 예상해 배후의 빈 공간을 수비하며 그를 압박했다. 안드리히는 이때 발생한 상대 2CF의 인터벌로 움직여 탑소바에게 옵션을 제공했고, 해당 포지셔닝을 통해 상대 MF와의 거리도 충분히 확보했다. 자카도 상대 MF와의 거리를 확보한 채 상대 CF의 배후에 위치하며 해당 상황을 유리하게 전개하고자 했다.
 
 
 

상대 MF와 간격을 두고 포켓을 활용하기 위해 원투패스를 전개하는 자카-안드리히

 


이러한 방식으로 자카-안드리히는 상대 미들라인을 돌파할 수 있었고, 2선에 위치를 잡은 호프만에게 볼을 전달했다. 볼의 전진 타이밍에 맞추어 RCB 코소우누가 공간을 향해 전진했기 때문에 호프만은 그를 향해 월패스를 시도할 수 있었다.
 
호프만을 거쳐 코소우누에게 전달된 볼은 탄력을 받아 RW 텔라에게 도착할 수 있었다.
 

호프만을 거쳐 공간을 향해 전진하는 코소우누에게 월패스

 

 
측면으로 전달된 볼을 중심으로 레버쿠젠의 공격진은 상대 수비라인 사이에서 패스 선택지를 제공했다. 또한 전진 배치되어 MF 라인에 가세한 코소우누를 신경 쓸 수밖에 없었던 브레멘의 수비블록은 레버쿠젠의 스트롱 사이드, 즉 볼이 있는 오른쪽 측면에 과밀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식으로 양쪽 CB의 비대칭적인 위치 선정을 통해 상대의 과밀화를 유도하고, 항상 반대 전환의 선택지를 남겨 두며 상대 수비블록을 흔드는 레버쿠젠은 안드리히를 통해 반대 측면을 공략했다. 좌측 너비를 확보하던 LB 인카피에는 순간적으로 측면으로 빠져나가 상대 수비를 끌어내며 보니페이스를 향한 패스 공간을 제공했고, 이를 통해 좋은 슈팅 기회를 창출했다.
 

오른쪽 측면에 과밀화 형성, 좌측 전환해 상대 수비 사이 공간을 공략한 레버쿠젠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전후로 하여 수비블록의 견고함에 대한 고찰은 세계 여러 곳에서 이뤄져 왔고, 이러한 연구 과정은 발전하고 또 발전하여 전력 차이가 뚜렷한 두 팀의 격차를 줄이는 데 영향을 끼쳤다. 따라서 현대 축구는 비단 약팀뿐만 아니라 강팀을 상대하는 데 있어 그들의 수비 형태를 잘 파악하고 공략해야만 승리에 가까워진다.
 
이러한 흐름을 미루어 보아, 레버쿠젠의 전술적 포인트는 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특정 팀만 사용할 수 있는 전술은 당연히 존재하지 않지만, 레버쿠젠이 보여주고 있는 전술적 센세이션은 큰 틀을 놓고 보았을 때 그들이 따르는 기본 원칙이 현대 축구의 정수를 보여주는 펩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와 다르지 않으며, 이는 그저 현대 축구의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일 뿐임을 뜻한다.
 
하지만 완벽한 이론이 곧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축구는 선수만으로도 최소 22명이 상호작용하는 스포츠라 변수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셀 수 없고 그 형태가 불규칙한 변수를 통제하는 것은 온전히 그들의 몫이다. 전술도 전술이지만, 이러한 복잡한 관계성 속에서 선수들에게 자신의 철학을 이해시키고, 엄청난 중압감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믿고 행동할 수 있게 한, 다시 말해 자신의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낸 사비 알론소의 지도력은 가히 칭찬받아 마땅하다.
 

분데스리그 조기 우승을 확정 지은 후 팬들과 함께 기뻐하는 레버쿠젠 선수단

 


5. '레버쿠젠 타임', 2023/24 시즌 레버쿠젠 기적의 순간들

 
좋은 조직력, 뛰어난 전술이 항상 승리를 가져다주진 않는다. 상대가 더 준비를 잘했다면 우리의 플랜은 힘을 발휘하기 어렵고, 득점 기회를 모두 놓친다면 승리를 따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공에는 어느 정도의 '운'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운은 당연히 노력 없이 얻어내는 일확천금 따위가 아니다. 끊임없는 시도와 시행착오의 결실로 맺어지는 기적을 뜻한다. 레버쿠젠은 대부분의 팀이 그러하듯 초중반기에 비해 중 후반기에 경기력과 결과에 부침을 겪었으며, 패배 직전의 상황을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차례에 걸쳐 직면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레버쿠젠은 시즌 전체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90분 추가시간에 동점, 역전골을 터트리며 패배를 막아내는 기적의 '레버쿠젠 타임'이 그 핵심이다. 이번 챕터를 통해 패배가 확실해 보였지만 극복해 낸,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써내려 간 레버쿠젠의 기적의 순간 세 가지를 뽑아보고자 한다.
 

호펜하임전 극적인 역전 상황을 만들어낸 파트릭 쉬크

 

 
레버쿠젠 기적의 순간, 그 첫 번째는 바로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카라바흐와의 경기다. 레버쿠젠은 1차전 원정 경기에서도 파트릭 쉬크의 극장 동점골을 통해 패배를 면하며 한숨을 돌린 채 2차전에 돌입했다.
 
레버쿠젠은 2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만큼 로테이션에도 불구하고 전반전을 압도한 채 마무리했으나 중요한 기회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 짓지 못했다. 주어진 기회를 활용하지 못한 대가로, 레버쿠젠은 프림퐁의 헤더 경합 실패와 코바르의 아쉬운 선방으로 선제 실점을, 빠르게 밀고 들어오는 카라바흐에게 뒷공간을 허용하며 추가골을 내주며 시즌 첫 패배 및 유로파리그 탈락 위기에 놓였다.
 
2골 차로 뒤지던 레버쿠젠은 후반에만 22 슈팅을 기록하며 역전의 의지를 불태웠고, 프림퐁의 만회골을 통해 역전의 불씨를 살렸다. 그 열정에 보답하듯 90+3 분 상대 수비 사이로 쇄도한 쉬크에게 그리말도가 정확히 크로스를 내주며 한 골을, 경기 종료 직전에 팔라시오스의 크로스를 쉬크가 정확히 돌려놓으며 역전골까지 기록했다. 쉬크는 16강 기적의 주인공으로 등극했으며, 패배 위기를 직감하고 팔라시오스-쉬크-그리말도를 투입한 알론소 감독의 용병술은 대성공이었다.
 

팔라시오스의 크로스를 정확히 밀어 넣으며 경기 종료 직전 역전골을 넣은 시크

 

 
레버쿠젠의 두 번째 기적의 순간은 분데스리가 30R 도르트문트 원정 경기이다.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 지은 직후임에도 불구하고 위닝 멘탈리티를 유지하며 원정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도르트문트의 점유 국면을 적절히 방어해 냈고, 공격진에 로테이션을 돌렸음에도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창출해 냈다.
 
그렇게 경기를 주도하던 레버쿠젠은 박스 안으로 쇄도한 자비처를 놓쳤고, 자비처의 크로스를 받은 퓔크룩의 한 방에 당하며 패배의 위기에 봉착했다. 실점 이후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었으며 경기 막판 상대 선수와 갈등을 빚으며 어수선환 분위기를 환기하지 못했다.
 
잔여 일정 가장 강력한 상대 중 하나인 도르트문트를 막아내지 못하며 레버쿠젠의 무패 행진이 종료되는 듯했으나, 경기 종료 직전 코너킥 상황에서 스타니시치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졌다. 레버쿠젠의 공세에도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던 코벨은 이전 90분의 분투가 무색하게 승리를 앞두고 무너져 버렸으며, 레버쿠젠의 무패 기록은 한 경기 더 연장되었다.
 

'로언 히어로' 스타니시치의 극장 동점골

 

 
해당 챕터에서 소개할 마지막 기적의 순간은 31R 슈투트가르트전이다. 30R 도르트문트전과 버금가는 강자와의 대결로, 레버쿠젠의 무패행진이 깨질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경기로 거론되었다. 레버쿠젠은 전반전에만 2개의 결정적 기회를 창출하며 소문을 잠재우는 듯했으나, 위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며 다시 위기는 시작되었다.
 
기류가 달라진 후반전, 레벨링은 뒷공간 침투에 이어 슈투트가르트의 경기 첫 유효슈팅을 만들었고, 세컨드볼이 퓌리히에게 연결되며 레버쿠젠은 또다시 끌려가는 입장에 처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돈하지 못한 레버쿠젠은 얼마 있지 않아 흐라데키의 킥을 인터셉트 후 빠르게 밀고 들어오는 슈투트가르트에게 추가골을 허용했고, 이번에야말로 무패행진이 종료되는 듯했다.
 
하지만 위기의 상황에서 레버쿠젠의 절박함은 더욱 빛이 났다. 인카피에의 끈질긴 측면 돌파가 박스 부근에 자리 잡은 아들리에게 연결되며 만회골이 터졌다. 하지만 이후 번번이 득점에 실패하다 경기 종료 직전 프리킥을 얻어내며 마지막 찬스를 획득했다. 비르츠가 올려준 볼을 인카피에가 잘 지켜냈고, 그 세컨드볼을 안드리히가 밀어 넣으며 레버쿠젠은 또다시 기적을 써 내렸다. 
 

슈투트가르트전 동점골의 주인공, 안드리히

 


6. 다음시즌 전망 - 이제는 더 큰 무대로 



알론소를 향한 숱한 빅클럽들의 러브 콜에도 불구하고, 잔류를 공식화하며 우려하던 알론소의 이탈은 일어나지 않게 되었다. 알론소가 남는다면 선수단 또한 잔류를 긍정적으로 생각할 확률이 높아졌다. 알론소의 잔류 만으로 레버쿠젠의 전망이 꽤나 긍정적이라고 이야기하더라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알론소의 잔류로 한시름 놓은 상황에서, 다음시즌에 레버쿠젠이 마주할 변수들은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로는 UCL이다.
 
그동안에도 돌풍을 일으키며 UCL에 진출했던 팀들이 경험적으로 부족한 UCL 무대에서 실망적인 모습을 비추는 경우는 자주 볼 수 있었다. 아스날 또한 리그에선 이미 당연하게 우승을 경쟁하는 강호로 자리 잡았지만, UCL 경험 부족으로 인해 체급 차이가 꽤 나는 FC포르투를 상대로도 졸전을 펼치며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UCL 본선 무대 경험이 없는 알론소 감독과 재구성된 선수단이 과연 리그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UCL무대에서도 그대로 보여주어 대회의 새로운 강호로 등극하고 세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또한 UCL에서는 리그 일정과 비교할 수 없이 많은 강팀들과의 대결이 예정되어 있다. 일정상으로 유로파리그에 출전한 이번시즌보다 더욱 선발 자원들의 체력적인 여유가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칫 UCL 경기에서의 실망적인 결과가 선수단의 사기에 영향을 주어 시즌 전체에 독이 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23-24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포르투에게 패배한 아스날

 


두 번째로는 선수단 보강이다.
 
창단 첫 분데스리가 우승과 다음시즌 UCL 진출을 확정 지었으며 무패우승과 유로파리그 우승에도 근접한 상황이기에, 대회상금을 비롯한 이번시즌의 높은 수익성 그리고 다음시즌의 예정 수입 증가 등의 방면에서 다가오는 시즌을 대비하는 예산이 대폭 증가할 가능성이 높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알론소가 잔류함에 따라, 알론소가 지도하는 레버쿠젠으로의 이적에 호의적인 선수들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훌륭한 스쿼드의 조합을 깨는 무리한 영입은 경계해야 한다. 2010년대 중후반 FC 바르셀로나가 잘못된 영입을 남발하여 서서히 암흑기로 향하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말 필요한 영입만 진행하고, 기존 선수단에 이번시즌의 공로를 치하하는 의미로 인센티브를 주거나 급여를 올린 재계약을 추진하여 붙잡는 데 예산을 지출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물론 지난여름 훌륭한 영입으로 알론소볼을 든든하게 보좌한 롤페스 단장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기에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그렇다면 어떤 영입이 꼭 필요한 영입일까?

일단 그리말도의 백업 자원 영입이 필요하다. 이번시즌은 다행히 그리말도가 큰 부상 없이 시즌을 보냈지만, 다음시즌에도 그럴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다음시즌에는 UCL에 진출하면서 중요도 높은 경기가 많아 짐에 따라 팀의 핵심 중에 핵심인 그리말도의 체력적 여유는 더욱 없어질 것이다.
 
힌카피에를 그리말도 자리에 기용하는 식으로 가끔씩 대체할 수 있었지만, 힌카피에가 그리말도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다. 그리고 결국은 그리 여유 있지 않은 좌측 스토퍼의 옵션을 소모해서 대체한 것이기에, 체력이나 부상 문제가 좌측 스토퍼 포지션까지 전이되는 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그리말도와 스타일을 공유하는 백업 자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시즌이 끝나면 바이에른으로 임대 복귀하는 스타니시치



또한 이번시즌 우측에서 쏠쏠한 활약과 함께 많은 역할을 겸해주던 스타니시치가 뮌헨으로 복귀한다. 이제 대권 도전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팀인 레버쿠젠에 뮌헨이 다시 한번 스타니시치를 임대 보내줄 확률은 거의 0%에 수렴한다. 반드시 스타니시치를 대체할 만한 프로필을 가진 우측 윙백을 데려와야 할 것이다.
 
중원에도 보강이 필요하다. 자카, 팔라시오스, 안드리히를 제외하면 중원 옵션의 무게감이 떨어지고, 가장 핵심인 자카는 이제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한다. UCL 일정까지 소화해야 하는 다음시즌을 대비하여 중원 옵션에 무게감을 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원에 예산을 투자하는 것이 큰 틀에서 기존 선수단의 조화를 깨지 않으면서도, 변주를 주기에 가장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챔피언스리그를 향해 출사표를 던지는 사비 알론소, 유럽을 레버쿠젠 돌풍으로 집어삼킬 수 있을까?

 


굳이 레버쿠젠의 팬이 아니더라도, 축구팬이라면 사비 알론소가 이끄는 레버쿠젠이 UCL에서 보여줄 모습을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적절한 보강과 철저한 준비로 알론소볼이 다음시즌 UCL에서도 돌풍을 일으키며 한 시대를 풍미하는 팀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원글 출처

 

 

분데스리가의 새로운 챔피언 레버쿠젠, 그들의 무패전설은 현실이 될 것인가

1. 클럽의 운명을 바꾼 역사적인 감독 교체 헤라르도 세오아네 감독 체제 하에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내던 레버쿠젠은 결국 리그 강등권까지 내려가는 걸로 모자라 UCL 조별리그에서도 FC포르투에

fcubundeligacreator.tistory.com

 


Ⅱ. 테마 칼럼

 

Ⅱ-Ⅰ. '볼로네즈 모터볼의 기적-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광인'

- 박수용

 

더보기

 

1. 2-7-2 포메이션을 꿈꾸는 광인

 

"2-7-2 포메이션을 주목하라. 이 포지션은 축구의 미래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보통 포메이션에 나온 숫자를 셀 때 골키퍼는 세지 않기에 포메이션에 언급된 숫자의 합은 10이 된다. 그러나 모타는 기존의 관념과는 다르게 골키퍼를 포함한 11명을 배치했는데 심지어 골키퍼를 두 명의 센터백보다 앞자리에 배치했다.

 



UEFA 프로 라이선스 과정에서 논문 작성과 발표를 포함해 110점 만점에 108점으로 수석을 차지했던 모타는 지도자 커리어의 시작점이었던 파리 생제르맹 U-19 시절부터 이를 주장했다. 제노아에서는 이를 적용하려다가 팀이 최하위로 떨어지며 경질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스페지아 칼초에서 반등에 성공해 2022년 1월 세리에 A 이 달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시즌이 끝난 뒤, 스페지아의 지휘봉을 내려놓은 모타는 2022-23 시즌을 앞두고 백혈병으로 사임한 미하일로비치 감독의 뒤를 이어 볼로냐의 지휘봉을 잡았다.

2021-22 시즌에 세리에 A 13위로 마쳤던 볼로냐에서 모타는 처음에는 10경기 1승 4무 5패로 혹독한 신고식을 겪었으나 점차 승점을 쌓아가더니 막판에는 5경기 3승2무라는 호성적을 거두며 9위로 순위상승을 이뤄내 적응기를 마쳤다. 적응기를 마친 모타는 이상과 현실의 타협점을 찾기 시작했다.


2. 모타볼이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1920년대와 30년대, 볼로냐는 유벤투스, 인테르와 함께 이탈리아와 중유럽 지역 최고의 클럽으로 군림했었다. 센터포워드의 교과서와 같은 안젤로 스키아비오와 세계 최초의 후방 플레이메이커 미켈레 안드레올로 등 스타플레이어들을 여럿 보유했었지만 1960년대 이후로 쇠퇴해 1990년대에는 세리에 C1까지 강등당한 경험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올라온 현재의 볼로냐 역시 강력한 전력을 가진 팀도, 예산이 많은 팀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팀을 떠나기 원하는 주축 선수들을 잡기가 쉽지 않았으며 모타의 입맛대로 선수를 영입하기도 어려웠다.

 

 

볼로냐의 왕이자 센터 포워드의 교과서, 스키아비오



실제로 중원의 핵 니콜라스 도밍게스는 노팅엄 포레스트로 떠났고 지난 시즌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해결사 아르나우토비치도 특정 조건 만족 시 완전 이적료 1000만 유로라는 조건을 달고 인테르 밀란으로 임대를 떠났으며 준족의 레프트윙 무사 바로우 역시 막대한 투자로 급격하게 세를 불리는 사우디 프로페셔널리그의 알타아원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이들을 포함한 1군 및 2군의 선수 24명이 팀을 떠났다.

이에 모타는 새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아탈란타 시절에 세리에 A 경험이 많았던 레지스타 레모 프로일러를 노팅엄 포레스트로부터 임대로 데려왔고 라이트백과 센터백을 모두 소화했던 슈테판 포슈와 유망주 미드필더 니콜라 모로의 구매옵션을 발동해 완적이적시켰다. 그리고 공격진에도 대체자들을 영입했는데 바로우의 대체자로는 우선 AC 밀란에서 샬레마커스를 임대했고 추가로 제스퍼 칼손과 단 은도이를 영입했다. 아르나우토비치의 대체자로는 바이에른 뮌헨 유스팀에서 두각을 냈던 지어크제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생각보다 평범한 행보를 보였기에 시즌 시작 전에는 별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개막전 AC 밀란전 패배 이후 2라운드부터 11라운드까지 10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벌였는데 그 과정에서 유벤투스, 나폴리, 인테르와 무승부를 냈고 라치오를 꺾었다. 비록 피오렌티나에게 패해 한풀 꺾였지만 12라운드부터 17라운드까지 4승 1무라는 훌륭한 성적을 냈고 후반기에는 23라운드부터 27라운드까지 6연승을 거뒀다.

 

 

볼로냐는 33라운드에서 챔피언스리그 진출 경쟁팀 AS 로마를 꺾었다.

 

 

특히 돋보이는 부분은 점유율인데 58.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나폴리 다음으로 공을 오래 소유했고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크게 개선되며 34경기에서 27실점으로 탄탄한 수비력을 선보였고 결국 인테르와 유벤투스 다음으로 적은 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 경기당 평균 점유율 55%를 기록해 6위에 그쳤고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49실점으로 뒤에서 여덟 번째로 많은 실점을 기록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이 두 부분에서 크게 개선되었다.

 

볼로냐는 공격, 미드필더, 수비 모두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1992-93 시즌 개편 이후로 첫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유력해졌는데 5위 AS 로마를 상대로 홈과 원정에서 모두 이겼음은 물론 승점도 4점이나 차이나기에 로마는 자력으로 이를 뒤집긴 어렵다. 반면 볼로냐는 37라운드에서 3위 유벤투스를 홈으로 불러내 상대하는데 유벤투스는 최근 15경기에서 3승7무5패로 부진한 반면 볼로냐는 최근 15경기에서 9승4무2패를 기록했기에 기세 면에서 크게 유리하다.

자 그럼 모타가 어떤 책략을 반죽했길래 볼로냐가 이렇게 완성도가 높은 팀으로 업그레이드했을까?


3. 볼받을 때 뛰쳐나와서 짜자자잔 이옵니다.

 

볼로네즈 모타볼의 핵심은 역시 최후방에서부터 탄탄한 빌드업을 통해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는 플레이를 선호했는데 이를 위해 볼을 받기 용이하면서도 전술적이 이점이 있는 위치에 선수들이 적재적시, 적재적소에 이동해야 했다. 당연하게도 이를 위해 모타는 후방에서부터 탄탄한 빌드업 체계를 구축했다.

 



모타의 볼로냐는 4-3-3 포메이션을 기본 대형으로 삼았는데 이 팀의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팀이 구축되면 중앙 수비수들은 상횡에 따라 본연의 포지션과 3선 미드필더 포지션을 번갈아 가며 맡는데 실제로 주전 칼라피오리와 수마오로는 물론 서브 뵈케마까지도 3선 미드필더 포지션에서도 자연스럽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이때 볼로냐의 수비대형은 풀백들이 좁혀 들어오며 WM과 유사한 대형으로 나선다. 센터백들의 보좌 덕분에 3선 미드필더 프로일러는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본연의 위치로 돌아가거나 백을 메고 공격에 가담할 수 있는 마치 리베로, 즉 자유인과 같은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심지어는 센터백들은 볼을 몰고 상대 페널티 위치로 가기도 했는데 이때 한 명이 올라가면 최후방 골키퍼인 우카시 스코룹스키가 3선까지 올라오진 않더라도 양쪽 센터백 중 한 자리를 커버하기도 한다. 추가로 볼로냐의 수비수들은 위치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데 다른 팀원들이 공을 몰고 전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거나 패스길을 열기 위해 자신의 위치를 포기하고 앞으로 달려가 마커를 유인하는 플레이를 능숙하게 사용했다. 좌우 풀백들 역시 중앙으로 갔다가도 종종 상대를 유인하거나 볼을 받는 이지선다를 상대에게 걸기 위해 적절한 위치를 잡아 메짤라 및 윙포워드와 삼각 대형을 이루기도 한다.

 

사진 출처: https://www.coachesvoice.com/



중원 역시 피보테로 시작해 리베로의 권리를 누리는 프로일러와 2.5선 메짤라 자리에 배치된 퍼거슨과 미셸 애비셔, 그리고 그들의 백업인 우르반스키는 기동력이 뛰어나고 활동 반경이 넓은 선수들이기에 이들은 측면으로 내려와 박스 안까지 침투하고 심지어는 페널티 라인에서도 모습을 드러낸다. 게다가 이들은 서로 포지션을 바꿔 상대를 교란하며 두 명 중 한 명이 안쪽으로 들어가 공격에 가담한다. 물론 센터백이나 프로일러가 공격에 가담하는 순간에는 순간적으로 수비하기 유리한 위치를 빠르게 차지해 풀백 및 윙어와 삼각대형을 이루며 상대를 견제한다. 그리고 양 측면 윙어 샬레마커스 및 오르솔리니와 상대 견제 및 하프스페이스 침투의 역할을 서로 곧잘 바꾼다.

4-3-3 포메이션 최잔벙에 머무는 지어크제는 거대한 체격의 현대 축구에 부합하는 공격수인데 상대 센터백을 제자리에서 끌어내면서 공간을 만들 때 오르솔리니와 샬레마커스는 상대 풀백들을 견제하고 이 자리를 메짤라들이 침투해 상대의 골문을 위협한다. 이 사진과 같이 퍼거슨은 돌파에 장점을 보이고 지어크제는 지원에 장점을 보이는데 둘 다 서로의 역할, 즉 각자의 자질에 맞는 역할을 통해 이득을 본다. 물론 메짤라들에게 신경 쓰면 오르솔리니는 빈 공간을 빠르게 침투해 날카로운 슈팅으로 득점하는 선택지도 가져갈 수 있었다. 전방에서 볼을 뺏기면 최전방에서부터 빠르게 압박태세로 전환해 일정한 구역 조직을 갖추고 높은 라인에서부터 압박을 시작해 자신들이 볼을 탈환하기 유리한 곳으로 유인한다.

 

적절한 역할부담의 선례. 지어크제와 퍼거슨 (출처: 트위터  Roger Bonet)



볼로냐의 축구를 보면 겉으로는 굉장히 자유도가 높고 무질서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선수들의 자유로운 플레이를 커버하는 수많은 패턴이 완벽하게 짜여있고 이에 최적의 위치에서 볼을 받기 위해 짜잔 하고 나타난다. 그렇기에 볼로냐는 볼을 오래 소유할 수 있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기술적으로 뛰어난 센터백과 풀백을 보유했고 기동력이 뛰어난 장신 미드필더를 보유했으며 전방에서 연계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스트라이커 역시 준비되었기에 선수들에게 자유를 주고 다른 영역에서 자유롭게 활약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대신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서로의 움직임을 보완해 준다는 조건을 단다. 실제로 이를 위해 주전 골키퍼 우카시 스코룹스키는 원래 선방 능력은 우수했지만 빌드업과 킥력 및 발밑이 아쉽다고 평가받았으나 모타 체제에서 피나는 노력으로 이를 장점으로 전환시켰다.


4. 볼로냐와 모타, 일심동체일까 동상이몽일까?

 

볼로냐는 남은 여섯 경기에서 특별한 문제만 생기지 않으면 높은 확률로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한다. 특히 AS 로마와의 경기에서 홈과 원정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사실상 확정지었다. 게다가 또 다른 경쟁팀 유벤투스의 기세와 남은 일정이 매우 좋지 않기에 37라운드에서 유벤투스를 만나서 꺾는다면 3위까지도 노릴 수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시즌이 끝난 뒤에 생긴다. 보통 구단의 체급이 낮은 팀이 뛰어난 전술 또는 굉장히 좋은 운으로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면 주축이 빅클럽으로 떠나고 얕은 스쿼드로 유럽대항전을 병행하며 고군분투하다가 한 시즌을 어렵게 보내기도 한다. 당장 독일의 우니온 베를린도 저번 시즌의 영광과 무색하게 이번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보다는 강등권과 더 가까운 성적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고 과거 세리에 A에서도 칼치오폴리로 인해 상위권 클럽들이 승점이 대폭 삭감되며 대신 챔피언스리그에 나갔던 키에보 베로나는 강등을 당하기도 했다.

 

2006-07 시즌 강등당한 키에보 베로나. 스쿼드 뎁스가 얕은 팀에게 유럽대항전 병행은 매우 어렵다.

 


그나마 팀의 철학을 이끄는 모타 감독이 남으면 어려울지라도 최악은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모타 감독을 탐내는 빅클럽들이 많은 것이 현실인데, 현재 상황이 좋지 못한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리고 같은 리그의  AC 밀란과 유벤투스 역시 그를 원한다. 특히 ocwsport의 기자 세바스티아노 사르노는 모타가 유벤투스의 차기 감독으로 유력하다는 기사도 냈다.

 

설상가상으로 볼로냐의 공격을 지휘하는 지어크제도 팀을 떠날 공산이 크다. 친정팀 바이에른 뮌헨을 포함해 유벤투스, AC 밀란, 아스날, 토트넘 핫스퍼 역시 그를 노리고 있다. 둘이 동반으로 이탈한다면 볼로냐는 큰 틀에서 수정이 불가피하고 또다시 혼란한 시간을 보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볼로냐의 일등공신 모타와 지어크제,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커리어의 상승을 고려하고 있다.

 


로쏘블루들은 그들이 팀에 남길 원할 것이다. 하지만 들려오는 상황은 그럴 확률이 희박하다는 소식이 주를 이룬다. 볼로네즈는 기적을 원하지만 모타와 지어크제는 자신의 네임밸류 상승을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쉽게도 2023-24 시즌이 볼로네즈 동화의 마지막일 공산이 크다. 팬들의 열정은 뜨겁지만 프로스포츠의 현실은 냉엄하기 때문이다.

 

 

 

원문 출처

 

 

볼로네즈 모터볼의 기적-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광인

1. 2-7-2 포메이션을 꿈꾸는 광인 "2-7-2 포메이션을 주목하라. 이 포지션은 축구의 미래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보통 포메이션에 나온 숫자를 셀 때 골키퍼는 세지 않기에 포메이션에 언급

dongneazesoccer.tistory.com

 

 


Ⅱ-Ⅱ. '아픔을 딛고 정상을 향해 - 그림자에서 벗어나 꿈을 그리는 슈바벤의 사나이들' 

- 허경원

 

더보기

 

 

 

위대한 축구인 가문의 자녀라는 압박감, 큰 꿈을 품고 이적한 팀에서 경기를 나서지 못하는 실망감, 어릴 때부터 뛰었던 팀에서 버려지는 배신감, 끔찍한 부진으로 팬에게 비난받으며 느끼는 죄책감, 믿고 의지해야할 에이전트에게 협박을 당하는 공포감.

 

누구나 제각각의 이야기가 있고, 그들의 이야기는 한동안 좌절로 쓰여졌던 시기가 있었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그림자 속에서 살아왔다. 그러나 그들은 그 그림자를 벗어나 모두를 놀라게 할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2022-23시즌 분데스리가 16위에서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3위를 질주하고 있는, VfB 슈투트가르트의 이야기다.

 


 

아픔을 딛고 정상을 향해

 

그림자에서 벗어나 꿈을 그리는 슈바벤의 사나이들 

 

 

1. 절망에서 희망으로, 희망에서 기적으로, 기적에서 영광을 향해 

 

독일 남부의 명문 구단 VfB 슈투트가르트는 현 시대에는 그리 명문답지 못한 클럽이다. 상위권에 다시 오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예 1부 리그와 2부 리그를 오가는 승강기 신세로 전락했다. 그런 상황에서 펠레그리노 마타라초 감독의 지휘 아래 다시 1부 리그로 승격했고, 승격 첫 시즌인 2020-21시즌에 나름의 돌풍을 보여주며 리그 9위를 기록하는 좋은 성과를 냈다. 리그에 소속된 18개 팀 중 상위 절반에 포함된 것이다.

 

그러나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말이 있듯이, 그 다음 시즌에는 다시 하위권으로 떨어져서 간신히 잔류에 성공했고, 그 다음 시즌인 2022-23시즌에는 최악의 부진에 빠지고 말았다. 순위표에서도 바닥에 위치해있지만, 구단 수뇌부들 사이의 권력 다툼까지 벌어지며 스벤 미슬린타트 단장이 시즌 도중 팀을 떠나는 일도 일어나며 구단 분위기까지 망가졌다. 결국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마타라초 감독이 경질되었는데, 그 후임으로 평가가 나쁜 브루노 라바디아 감독이 부임하여 더욱 미래가 어두워졌다. 

 

예상대로 라바디아 감독은 팀을 전혀 구하지 못했고 오히려 그의 무능함으로 인해 순위는 꼴찌에 처박혔고 강등이 유력해졌다. 라바디아 역시 경질로 끝이 났고 슈투트가르트는 시즌 도중 2번의 감독 교체라는 막장을 달리게 되었다. 

 

지난 몇 년간 스쿼드를 보강하며 비전을 구축했던 토마스 히츨슈페르거 이사장과 스벤 미슬린타트 단장, 펠레그리노 마타라초 감독이 모두 불명예스럽게 팀을 떠나며 끝내 그들의 야망을 펼쳐보이지 못했고, 나름대로 리그 내에서 손꼽히는 수뇌부를 갖추었던 것으로 보였으나 과부하로 인해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을 휘어잡을 강력한 리더가 필요했지만, 리그 꼴찌에 그런 인물이 있을리 만무했다. 

 

그렇게 강등이 눈앞으로 다가왔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암흑기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모두의 관심에서 멀어진 채, 조용하게 선임된 감독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그들의 구세주 메시아였으며 그것이 모든 기적의 시작이었다. 

 

 

 

 

그 감독은 바로 제바스티안 회네스. 헤르타 첼렌도르프와 RB 라이프치히, 바이에른 뮌헨의 유소년 팀 감독을 거쳐 호펜하임에서 1군 감독 경력을 시작했으나 별 볼일 없는 활약 끝에 계약을 해지한 그저 그런 지도자였다. 

 

그가 팀을 구해내리라고 믿은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회네스 감독은 기대 이상의 상승세를 이끌며 팀을 16위까지 끌어올렸으며 그들은 간신히 다이렉트 강등을 면할 수 있었다. 승강 플레이오프라는 마지막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그 마지막 기회가 된 함부르크 SV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3-0, 2차전 3-1 연승을 기록하며 잔류에 성공했다. 아무리 약체가 되었다지만 강등까지 당할 전력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았는데, 끔찍한 부진으로 강등 위기에 처했다가 회네스 감독이 팀을 다시 정상적인 궤도로 올려놓았고, 마침내 2부 리그 상위권 팀을 여유롭게 물리치며 그들이 아직 1부 리그에 남아있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회네스 감독은 슈투트가르트를 한 차례 구원했다. 그러나 스포츠의 세계에서 모든 팀들은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그들도 마찬가지로 1부 리그에서의 새로운 성공을 꿈꿨다. 

 

하지만 그렇게 순조로울 리가 없다. 새 시즌을 앞두고 그들에게는 몇 가지 고난이 찾아왔다. 팀의 주축으로 여겨졌던 주장 엔도 와타루와 에이스 보르나 소사, 콘스탄티노스 마브로파노스가 각각 리버풀, 아약스, 웨스트 햄으로 이적하며 모두 팀을 떠난 것이다. 다시 강등의 위기를 맛보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과 함께, 회네스 감독과 함께 시작하는 첫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그러나 이게 웬 말인가. 시즌 개막전부터 보훔을 상대로 5-0 대승을 거두더니, (2라운드에서 라이프치히에게 대패를 당했지만) 3라운드부터 6연승을 달리며 리그 상위권에 올랐다. 연승 행진이 잠시 깨진 뒤로도 안정적인 시즌 운영으로 점점 상위권에 안착해갔으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2-1로 승리하며 강팀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강한 경기력을 과시했다. 

 

그 중심에는 전 유럽을 통틀어 압도적인 시즌 초반 득점 행진을 자랑하는 스트라이커 세루 기라시가 있었다. 무려 경기당 2골에 육박하는 괴랄한 득점 행진을 보여주었는데, 기라시의 폼이 일시적인 플루크가 아니냐는 의심도 있었다. 슈투트가르트의 돌풍 역시 마찬가지로 기라시의 플루크로 인한 연쇄적인 플루크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그러나 기라시가 부상을 당한 이후로도 슈투트가르트는 탄탄한 경기력으로 기세를 유지했고, 기라시 역시 복귀 이후로도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며 모든 의심의 눈초리를 종식시켰다. 

 

후반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반기에 대패를 안겨주었던 라이프치히를 5-2로 쳐부수며 복수에 성공했고, 도르트문트를 상대로는 시즌 3전 전승으로 압도했다. 그리고 그 두 팀보다 꽤 높은 승점을 쌓아 3위를 유지 중이다. 또한 기라시의 부상을 틈타 기회를 받은 데니즈 운다브가 맹활약을 펼치며 기라시의 복귀 이후에도 주전에 올랐고, 그렇게 기라시-운다브 투톱 조합이 완성되었다. 그 투톱으로 인해 회네스 감독이 추구하는 4-2-2-2 포메이션 기반 전술이 더욱 불을 뿜고 있다. 

 

그렇게 시즌이 거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까지도 리그 3위 자리를 굳건하게 유지 중이고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지었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3위만으로도 놀라운 기적이고, 어쩌면 무려 바이에른 뮌헨을 제치고 2위에 오를 수도 있다. DFB 포칼에서도 도르트문트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레버쿠젠에게 극장골로 아쉽게 패하며 탈락했다. 그래도 상대가 이번 시즌 최강의 팀 중 하나인 레버쿠젠인만큼 절대 실망할 수 없고, 오히려 그들을 상대로 충분히 잘 싸웠다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는 결과이다. 

 

실제로 슈투트가르트는 레버쿠젠을 상대로 가장 잘 싸운 팀이다. 리그와 포칼을 합쳐서 총 3번 맞붙었는데 2무 1패를 기록했다. 리그에서 처음 맞붙은 홈 경기에서는 경기력 면에서 우위를 점했으나 1-1 무승부를 거두었고, 특히 전반전은 완전히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DFB 포칼 준결승 원정 경기에서는 2-2 무승부를 이어가고 있었으나 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실점하며 아쉽게 3-2로 패배했다. 마지막으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맞붙은 원정 경기에서는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2-0으로 앞서고 있었는데 1점을 따라잡히고 경기 종료 직전 극장 동점골을 실점하며 아쉽게 2-2 무승부로 만족해야만 했다. 레버쿠젠의 무패 행진을 거의 다 깨뜨렸지만 끝내 그 행진을 저지하지 못했다. 다만 이 경기는 경기 내내 심판의 편파 판정으로 더럽혀졌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올바른 판정이었다면 슈투트가르트가 승리했을 것이다. 

 

이제 그들의 목표는 잔여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다. 지금의 흐름을 다음 시즌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좋은 마무리가 필수다. 또한 아직 동기 부여가 남아있다. 라이프치히와 도르트문트의 추격을 뿌리치고 3위를 지켜내는 것, 더 나아가서 바이에른을 제치고 2위에 오르는 것. 개인의 목표도 뚜렷하다. 세루 기라시는 비록 해리 케인이라는 세계 최고의 ST에게 밀려 득점 2위에 머물러 있지만 리그 30골의 고지를 목표로 할 수 있고, 2옵션 스트라이커였던 데니즈 운다브가 시즌 중반부터 대단한 득점포를 가동하며 리그 20골을 노리고 있다. 만약 이것을 이루어낸다면, 현재 유럽 5대 리그에서 유일무이한 20골+ 투톱 조합이 될 수 있고, 더욱 희귀한 30-20 투톱 조합으로 역사에 이름을 새길 수도 있다. 

 

이미 기적을 이뤄낸 그들이 남은 목표들을 이룰 수 있을지,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다음 시즌에 지금보다 더한 영광을 누릴 수 있을지. 우리는 모두 그들을 주목해야한다. 

 


2. 그들이 아픔을 이겨낸 이야기 

 

"제 이름은 항상 '회네스'였습니다. 저는 때때로 '회네스'보다 '제바스티안'으로 불리길 원합니다." 

-제바스티안 회네스 감독 

 

디터 회네스(좌) - 제바스티안 회네스(우) 부자

 

 

제바스티안 회네스는 축구 명가 회네스 가문의 일원이다.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스트라이커였던 디터 회네스가 그의 아버지이며, 마찬가지로 바이에른 뮌헨의 에이스 출신으로 바이에른의 회장을 맡아 구단을 세계 최정상으로 올려놓은 최고의 경영인 울리 회네스가 그의 삼촌이다. 

 

그러나 제바스티안은 회네스라는 가문의 무게를 짊어졌지만 그에 걸맞는 선수가 되진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찍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며 미래가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것. 감독으로서는 아버지와 삼촌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재목이었다. 그는 스스로도 회네스라는 성이 주는 부담감을 잘 느끼고 있었다. 앞서 나온 어록은, 그가 호펜하임에서 첫 1군 팀 감독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 했던 말이다. 그 말처럼, 지금은 회네스라는 그림자를 이겨내고 감독 제바스티안으로서 성공을 거두며 꿈을 펼쳐나가고 있다. 

 

 

"마누엘 노이어가 바이에른에 있는 한 바이에른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알렉산더 뉘벨 GK 

 

알렉산더 뉘벨(좌) - 마누엘 노이어(우)

 

 

샬케의 에이스, 유망한 골키퍼, 스위퍼 키퍼 스타일. 마누엘 노이어와 알렉산더 뉘벨의 공통점이다. 뉘벨은 샬케에서 활약하던 시절부터 너무나도 큰 대선배 마누엘 노이어와 조금씩 비교되어왔다. 그리고 노이어의 장기적인 대체자를 물색하던 바이에른 뮌헨이 그를 영입했다. 샬케에서 바이에른으로의 이적. 노이어의 후계자로 주목받은 선수가 정말 노이어의 궤적을 따라가고 있었다. 

 

그 이적에는 내막이 있었다. 아직 노이어가 건재하다는 사실이 핵심이었다. 뉘벨은 노이어와의 주전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지금의 나이에 경기를 충분히 뛰지 못한다면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바이에른의 하산 살리하미지치 단장은 그런 뉘벨을 설득하기 위해 일정 경기를 보장해주겠다는 구두 합의를 맺었고 그렇게 이적이 성사된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노이어와 협의되지 않은 사항이었고 이를 알게된 노이어는 당연히 불같이 화를 냈다. 노이어의 강력한 반대로 인해 구단이 뉘벨에게 한 약속은 지켜질 수 없었고, 뉘벨은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결국 임대를 전전하는 신세가 되었고, 본인의 성장세도 꺾이며 커리어에 큰 타격을 입었다. 앞서 나온 어록은, 뉘벨이 바이에른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결사반대하고 임대 이적을 요청하며 했던 말이다. 그렇게 뉘벨은 임대생 신분으로 슈투트가르트까지 오게 되었고, 그곳에서 반등에 성공하며 지금까지의 인생 중 최고의 순간을 누리고 있다. 

 

 

"뺨 맞은 기분이었다. 충격을 받았고 행복하지 않았다." 

-안젤로 슈틸러 MF 

 

바이에른 뮌헨 시절 안젤로 슈틸러(좌) - 한지 플릭(우)

 

 

안젤로 슈틸러는 바이에른 뮌헨의 유스 출신 유망주 미드필더였다. 그러나 바이에른에는 이미 여러 명의 훌륭한 미드필더들이 있었기에 슈틸러에게 돌아갈 기회는 거의 없었다. 슈틸러도 당연히 주전 욕심을 낸 것은 아니고, 백업으로 정기적으로 기회를 받기를 원했다. 그러나 2020-21시즌 여름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바이에른은 마르크 로카와 티아구 단타스를 영입했다. 모두 슈틸러의 포지션 경쟁자였다. 이는 바이에른이 슈틸러에게 충분한 기회를 줄 의향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과 같았다. 앞서 나온 어록은, 이때 당시의 심정에 대해 슈틸러가 훗날 회고한 것이다. 

 

그런 슈틸러에게도 자신의 재능을 알아봐준 은사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바이에른 뮌헨 2군의 감독이었던 제바스티안 회네스이다. 회네스가 호펜하임에서 감독직을 수행할 때 바이에른 뮌헨에서 슈틸러를 영입하였을 정도로 그에 대한 신뢰는 두터웠다. 아쉽게도 회네스와 슈틸러 모두 호펜하임에서는 그다지 빛나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은 슈투트가르트에서 재회했다. 회네스는 슈투트가르트에서의 첫 시즌 스타트를 앞두고 다시 한 번 슈틸러에게 믿음을 주었다. 그렇게 이번 시즌 슈투트가르트에 합류한 슈틸러는, 중원의 지배자로서 매우 훌륭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너는 그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없다!" 

-막시밀리안 미텔슈테트 DF 

 

헤르타 베를린 시절의 막시밀리안 미텔슈테트

 

 

막시밀리안 미텔슈테트는 헤르타 베를린에서 뛰던 유망주 레프트백이었으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또한 팀의 상황이 매우 좋지 못하여, 그를 포함한 모든 선수들은 거의 매 순간 팬들의 질책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팬들의 분노는 하늘을 뚫을 정도였고, 결국 경기 종료 후 관중석 앞을 지나가던 미텔슈테트를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앞서 나온 어록은, 그때 팬들이 미텔슈테트와 헤르타 베를린 선수단에게 한 말이다. 여담이지만 미텔슈테트는 순순히 유니폼을 벗었고 라커룸으로 들어가 동료들에게 팬들의 말을 전하며 선수단의 기강을 다잡았다고 전해진다. 

 

그 이후로도 기량이 만개하지 못한 미텔슈테트는 역시 이번 시즌 슈투트가르트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회네스가 부린 마법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가 되었다. 현재 그는 팀 좌측 공격의 에이스이자 리그 수위급 레프트백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저는 지난 몇 년간 계속해서 두려움에 떨며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콩고에 있는 제 가족들을 걱정했습니다. 제 이야기를 폭로하는 것은 저에게 힘든 일이었습니다." 

-실라스 카톰파 음붐파 FW 

 

와망기투카라는 이름을 달고 뛰던 실라스


 

실라스 와망기투카는 마타라초 감독 시절 슈투트가르트의 에이스였다. 빠른 스피드와 강력한 피지컬을 앞세워 돌격대장처럼 활약했으며 중앙과 우측면을 가리지 않고 상대 수비진을 붕괴시키고 득점하는 선수였다. 그러나 그가 부상으로 잠시 주춤하던 시절, 충격적인 뉴스가 터지고야 만다. 바로 그의 에이전트가 그동안 그의 신원을 조작하고 그를 협박해왔다는 사실이었다. 앞서 나온 어록은, 이때 실라스가 자신의 피해를 용기내어 폭로하며 한 말이다. 

 

지속적인 피해로 고통받아왔지만 다행히 그 이후 그는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자신의 원래 이름인 실라스 카톰파 음붐파로 불릴 수 있었으며 더 이상의 협박도 없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에는 폼을 되찾지 못했다. 팀의 부진과 함께 그의 실력 역시 추락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으로, 현재 슈투트가르트는 회네스 감독 체제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실라스는 전처럼 큰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된다. 주로 조커로서 경기 후반에 투입되며 기량을 되찾고자 하고 있다. 

 

 

제바스티안 회네스, 알렉산더 뉘벨, 안젤로 슈틸러, 막시밀리안 미텔슈테트, 실라스 카톰파 음붐파는 각자의 고통을 이겨내고 재기에 성공하고 있는 대표적인 이들이다. 그러나 꼭 이들만은 아니다. 다른 선수들도 각자의 고통과 싸워왔다. 현재 슈투트가르트 2선의 에이스인 크리스 퓌리히 역시 도르트문트에서 방출된 무명 유망주였지만 드디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애초에 이 팀 자체가 암흑기로 향하다가 기적적으로 빠져나온 것이 아니겠는가? 이 팀이 쓰고 있는 서사의 중심에는 고난과 극복이 있다. 몇몇 이들의 극적인 드라마가 임팩트를 더해줄 뿐이다. 

 


3. 슈투트가르트는 어떻게 강팀이 되었는가. 제바스티안볼의 위력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그들이 강호로 거듭난 이유와 과정. 제바스티안 마법사가 부린 마법에 대해 알아볼 차례다. 

 

제바스티안 회네스는 마치 사냥하듯이, 빠르지만 급하지 않게 상대의 숨통을 끊는 것을 지향한다. 소유권을 가진 상황에서 라인을 높이고 상대를 제압하는 것은 여느 강팀들과 비슷한 스탠스로 보인다. 그러나 그들이 보여주는 스타일은 경기를 내내 지배하는 것보다는 빠른 템포로 상대를 위협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둔다.

 

상대가 수비 라인을 굳게 형성한 상태에서 우리의 공격을 방어하고자 한다. 이럴 때 일반적인 팀들은 그것을 어떻게 공략하는가? 소위 '지공'이라고 부르는 방식의 보편적인 형태를 따른다. 기본적으로 무리해서 들어가지 않고 짧은 패스로 점유율을 높이며 전방 공격수들의 오프 더 볼 움직임으로 수비진에 균열을 내고자 하는 것이다. 마치 도발하듯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갈듯 말듯 기회를 노리다가 빈틈이 생기면 그때를 노린다. 이때 그 플레이는 대부분 파이널 써드 안에서 이루어지고, 전후/좌우로의 급격한 전환이 그리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 즉, 팀의 중심이 쉽게 이동하지 않는 편이다. 

 

제바스티안이 이곳에서 보여주는 방식은? 그들은 때때로, 어쩌면 자주 무리한 진입을 시도하며 긴 패스도 마다하지 않고 점유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빠르게 수비진을 무너뜨리려고 한다. 그들이 페널티 박스 경계에서 보여주는 패스워크는 도발이 아니라 사냥과 낚시이다. 상대 수비가 앞으로 딸려나오는 움직임을 더 노골적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상대의 진이 다 갖춰지기도 전에 앞으로 뛰어들어가는 기라시에게 중장거리 패스가 이어지고, 상대 센터백에게 '그대로 물러서서 라인을 마저 형성할지, 앞으로 달려들어서 경합을 통해 소유권을 탈취할지' 이지선다가 주어진다. 만약 센터백이 후자를 선택하고 아슬아슬하게 우리가 경합을 승리한다면? 그대로 뚫려있는 앞으로 직진하여 득점 찬스를 맞이하면 된다. 슈투트가르트가 추구하는 공격은 이런 것이다. 리스크가 크더라도 기대 득점이 높은 상황으로 빨리 전환하길 원한다. 이때 그 플레이는 넓은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전후/좌우로의 급격한 전환이 매우 잦다. 팀의 중심이 매우 격렬하게 흔들린다. 

 

상대의 수비진을 공략할 때 자신도 충분히 공격진의 형태를 갖추어 안전하게 전진하는 다른 팀들과 다르게, 충분한 공격진의 형태를 갖추지 않고 무질서해보이는 상태에서도 빠르게 상대를 찌르는 것이 슈투트가르트의 축구이다. 그래서 하이 리스크 - 하이 리턴의 기조로 요약할 수 있고, 무질서 속에서 규칙을 드러내는 전형적인 사우스 아메리칸 스쿨의 현대 유럽 축구식 해석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들이 사용하는 포메이션은 4-2-2-2인데, 확실한 중원 장악보다는 최대한 넓은 공간에 선수들이 퍼지는 것을 의도하여 나온 포메이션이다. 축구사에서 4-2-2-2 포메이션의 대표적인 사례는 1982 FIFA 월드컵에서의 브라질인데 당시 브라질의 2선 선수들은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웠지만 지금의 슈투트가르트는 윙어에 가깝게 운용한다. 사용하고자 하는 공간이 더 넓기 때문이다. 과거 아리고 사키가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전술의 혁명을 일으켰을 때 선수들을 일정한 간격으로 필드에 고루 배치하는 것을 강조했던 것과 유사하게, 넓은 간격을 유지한 상태로 다른 팀들보다 긴 숏패스를 구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넓은 범위에 공을 순환시킨다. 

 

 

2023-24시즌 슈투트가르트의 베스트 XI

 

 

그렇다면 왜 고전적인 4-4-2가 아니라 4-2-2-2일까? 이는 현대의 주류 이론이 된 포지셔널 플레이의 영향이다. 공간은 더 이상 평등하지 않다. 경기장은 여러 개의 구역으로 나눌 수 있고 각 구역의 특징이 다르며 각 구역에 위치한 선수가 해야할 플레이도 다르다는 것이 포지셔널 플레이 이론이 주장하는 바인데, 이에 따르면 당연히 구역마다 경기에서의 중요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더 이상 선수들을 자로 쟀을 때 일정한 간격으로 일자로 늘어놓을 필요가 없다. 그것은 비효율적이란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선수들은 필요한 위치에 있어야 하고, 효율적인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포지셔널 플레이 이론에서 필드의 구역을 나눈 그림

 

 

고전적인 플랫 4-4-2 포메이션의 모습. 애매한 중간 높이의 사이드에 선수가 굳이 머물러있어야 할까? 양측 하단 구석에 선수를 굳이 배치해야할까? 오늘날 대부분의 팀들이 윙어를 전진 배치하고, 풀백의 오버래핑을 활용하고, 때때로 풀백의 인버티드 무빙을 시도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따라서 선수를 최대한 넓은 공간에 퍼트리고자 한다면 기존의 4-4-2는 틀린 방식이다. 팀 포지셔닝의 경계선은 경기장을 따라 사각형 모양이 되면 안되고 '효율적인 공간'의 모양을 따라 타원형에 가깝게 유지되어야 한다. 따라서 4-2-2-2 (윙백의 오버래핑으로 인해 총 5개의 행이 존재하는 2-2-2-2-2로 볼 수도 있다)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8자 모양을 그리게 선수를 배치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으로 간격을 벌리는 방법이다. 

 

넓게 벌렸다면 그 다음은? 여기서부터가 중요하다. 앞에서 최대한 넓은 공간에 선수들이 퍼지는 것을 의도한 이유가 뭐라고 하였는가? 리스크가 크더라도 기대 득점이 높은 상황으로 빨리 전환하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목적과 수단 사이의 과정을 찾아야한다. 이것도 이미 앞에서 말했다. 넓은 간격을 유지한 상태로 다른 팀들보다 긴 숏패스를 구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넓은 범위에 공을 순환시킨다. 이는 상대의 시야와 집중력을 분산시키거나 혼란을 유도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팀의 공격을 집중시킬 위치를 탐색하는 작업에 가깝다.

 

패스가 순환하다가 특정 지역 근처에 머무르게 될 때 그 근방 선수들의 위치와 움직임을 주목하라. 넓게 벌려섰던 선수들의 대형이 조금씩 변하고 공을 잡은 선수의 주위로 다른 선수들이 연계한다. 팀의 중심이 그곳으로 쏠리는 것이다. (무게중심의 이동을 생각하라.) 그러나 마치 말뚝을 박듯이 그곳을 공격의 기점으로 삼고 전개하지는 않는다. 이 팀에는 공격의 기점 개념이 없고 메인 플레이메이커도 없다. 팀 단위의 빠른 순환으로 모두가 주도권을 공유하기도 하지만 팀의 중심이 가만히 있지를 않는다. 한쪽을 집요하게 파는 것 같아보일 때도 어느새 반대 전환을 통해 팀의 중심이 옮겨간다. 중심이 거의 요동치듯이 이곳저곳으로 움직인다. 

 

맨 처음에 제바스티안 회네스가 지향하는 바를 간단히 요약했을 때 '빠르지만 급하지 않게'라는 표현을 썼다. 급하지 않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을 가리킨다. 서두르지 않고 충분히 넓은 시야와 판단의 여유를 어느 정도 확보한 상태에서 반대 전환 또는 백패스의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1. 넓게 벌려섰던 선수들의 대형이 조금씩 변하고 2. 공을 잡은 선수의 주위로 다른 선수들이 연계하는 과정을 파헤쳐봐야한다. 그러면 제바스티안볼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다고 본다. 

 

사실 경기 중 포메이션 변화의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포지셔널 플레이 이론으로 손쉽게 설명할 수 있다. 경기 중 선수의 위치에 대해 말할 때 중요한 것은 선수의 스타팅 포지션(역할로서의 포지션 개념)이 아니라 선수가 현재 있는 공간이다. 그 공간의 특성에 따라 선수가 그 순간 해야하는 역할도 정해진다. 선수의 위치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팀의 진형도 마찬가지다. 스타팅 포메이션이 아니라 현재 선수들이 공간에 배치된 형태가 중요한 법이다. 경기 중에는 스타팅 포메이션에 과하게 몰입할 필요가 없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공간을 파악하고 선수들을 가장 효율적인 위치로 옮기면 그것이 팀의 진형 변화가 되는 것이다. 매 순간 공간은 변화하고, 그에 맞추어 팀도 움직여야한다. 

 

그 공간 변화의 핵심은 바로 공의 위치 변화이다. 슈투트가르트는 공을 자주 순환시키는 팀이므로 그들이 사용해야할 공간은 다른 팀들보다 더욱 빠르게 변한다. 따라서 선수들의 진형이 더욱 빠르고 과감하게 바뀔 수밖에 없다. 공 순환을 돕기 위해 공이 흐르는 방향으로 선수들도 움직인다. 

 

또한 플레이 도중 무질서해보일 정도로 과감하게 변형되는 선수들의 배치는 팀의 메인 컬러를 시시각각 바꿀 수 있게 해준다. 이들이 보여주는 축구가 어떨 때는 변형 쓰리백으로 보일 때도 있고, 어떨 때는 4-3-3 포메이션처럼 보이기도 한다. 당연하게도 전술의 유연성이 높다는 것은 크나큰 장점이며, 회네스 감독의 전술적 역량을 극한으로 끌어낸 결과물이다. 또한 로테이션을 돌릴 때도 후보 선수의 스타일에 맞추어 전술을 변경하기 쉬우므로, 얇은 뎁스의 약점을 훌륭하게 완화해낼 수 있다. 

 

한 선수가 공을 잡았을 때 다른 선수가 어떻게 연계하는가? 주로 드러나는 몇 가지 패턴이 있다. 사실 모든 연계는 해당 선수들 간의 호흡에 의해 이루어지고, 그 호흡은 선수들의 타고난 성향과 함께 훈련 등 그동안의 경험에게서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어느 정도 약속된 패턴을 보일 수밖에 없고 관계주의적 시각에서는 아예 대부분의 플레이를 일반화시켜 몇 가지 패턴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제바스티안볼의 경우에는 주로 좌측면과 중앙 사이 하프스페이스에서 크리스 퓌리히를 중심으로 관계주의 패턴이 드러난다. 가장 기본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레프트백 막시밀리안 미텔슈테트와의 연계다. 이들은 좌측면과 중앙을 모두 공략할 수 있으며 할 수 있는 플레이의 다양성이 높다. 모든 전술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연계 패턴인 패스 앤 무브를 예시로 들면, 공을 가진 퓌리히의 옆으로 미텔슈테트가 지나갈 때 퓌리히가 미텔슈테트에게 볼을 전달해주고(혹은 페이크만 보여주고 본인이 직접 드리블하고) 뛰어갈 수 있다. 여기서 두 선수가 모두 좌측면에서의 직진과 중앙으로의 이동이라는 2가지 선택지를 모두 가지고 있어서 조합의 가짓수가 많다. 미텔슈테트가 오버래핑하고 퓌리히가 중앙으로 들어와 일시적으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변신할 수도 있으며, 퓌리히가 직접 크랙 드리블을 할 때 변칙적으로 미텔슈테트가 중앙에 위치하기도 한다. 

 

 

좌측면에서 직진하는 동선과 중앙을 향해 우상향 사선으로 파고드는 동선이 두 선수에게 모두 열려있다.

 

 

 

여기서 또 주목할 포인트는 이들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없다는 것이다. 측면 자원의 입장에서 볼 때, 가까운 동료들이 모두 대각선 위치에 있으므로 전방과 중앙 방향이 모두 넓은 각도로 열려있다는 것이 4-2-2-2 포메이션의 장점 중 하나이다. 따라서 퓌리히와 미텔슈테트가 전방 또는 중앙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모두 활짝 열려있다. 그래서 상대가 이들의 패턴을 쉽사리 막지 못하는 것이다. 예측하기도 어려운데 그들이 활용할 공간을 미리 견제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그나마 퓌리히에게 가깝게 붙어서 미리 경합하는 것이 해법인데 퓌리히는 볼 컨트롤이 좋아 일대일로 막기 까다로운 선수일뿐더러, 퓌리히를 전담 마크하는 그 자체로, 상대 수비를 앞으로 끌어낸다는 슈투트가르트의 의도대로 행동해주는 것이 된다. 

 

또한 일시적으로 미텔슈테트 - 퓌리히 - 기라시가 일직선 상에 놓이게 되는데, 이것은 관계주의 이론에서 말하는 대각선 사다리를 의미하며 이러한 대각선 사다리를 쉽게 형성할 수 있다는 것 역시 4-2-2-2 포메이션의 장점이다. 대각선 사다리는 3명 이상의 선수들이 상대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있는 형태이다. 동료를 방패 삼아 상대의 시야에서 숨을 수 있고, 패스를 흘리는 페인팅도 가능하며, 여러 선수의 동선을 교묘하게 겹쳐놓는다면 순식간에 상대의 수비벽을 함락하기에 좋다. 

 

 

뭔가 모든 퍼즐들이 하나로 맞춰지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는가? 높은 자유도 속에서 일관된 목적을 강조하는 전술의 참맛이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다. 이 팀의 일관된 목적이 무엇이라고 했는가? 리스크가 크더라도 기대 득점이 높은 상황으로 빨리 전환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체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시도를 자주 보여주고 선수단의 멘탈리티가 그렇게 잘 무장되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그 과감한 시도가 낳는 리스크는 어떻게 대비할까? 

 

이번 시즌 슈투트가르트의 경기를 보면, 양날의 검을 맛볼 수 있다. 아름답게 연결되는 화려한 패스 플레이의 쾌감과 함께 아슬아슬한 패스와 경합에서 나오는 불안감이 느껴진다. 그런데 요상하게, 패스가 끊기는데 여전히 공격권을 쥐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왜 그럴까? 

 

패스가 의도한 대로 성공하지 못했을 때, 즉 공의 소유권이 사라졌을 때 그 소유권을 상대보다 먼저 따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슈투트가르트는 바로 이것에 능하다. 볼 경합 상황에서 튀어나온 공이 슈투트가르트 선수의 발 앞으로 가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슈투트가르트의 공격 전개 상황에서 소유권 경합이 발생하면, 주인이 없는 공은 높은 확률로 위 그림의 빨간색 테두리 사각형 구역에 떨어진다. 그 구역 안에 상대방은 보통 1~2명의 선수가 있지만 슈투트가르트는 최소한 2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그 안에 있고 경우에 따라서 1명이 더 있다. 따라서 소유권을 다시 가져가기에 유리하다. 

 

이것은 통계로도 나타나는데,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90분당 파이널 써드 소유권 승리는 슈투트가르트가 5.5회로 3위에 올라있다. 1위와 2위는 레버쿠젠과 바이에른 뮌헨인데, 이 지표의 1~3위가 승점 1~3위와 같다는 점은 공격 지역에서의 소유권 승리, 즉 세컨볼 획득을 통한 점유율 유지가 팀의 경기력과 결과에 높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90분당 파이널 써드 소유권 승리 지표

 

 

즉 슈투트가르트는 리스크가 높은 패스 플레이를 펼치고도 공격을 끊임 없이 이어나갈 수 있는 전술적인 바탕을 갖추고 있기에 그것을 믿고 선수들에게 과감한 플레이를 더욱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리스크를 최소화한 하이 리턴 방식은 이론적으로 최고의 효율을 자랑하고 그것이 슈투트가르트가 보여주는 강함의 본질이다. 

 

여기서 이들의 색채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가? 무질서 속에서 규칙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남아메리카 스타일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슈투트가르트의 전술은 선수 개개인의 높은 자율성과 선수 간의 즉흥적인 호흡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남아메리카식 전술 스타일을 공간 활용과 선수의 포지셔널 플레이를 강조하는 현대 유럽 전술 트렌드에 훌륭하게 녹여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현재 축구 전술 분야의 중요한 의제인 위치주의 vs 관계주의와도 연결되어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번 시즌 슈투트가르트의 축구는 단순히 약체가 이루어낸 기적을 넘어, 어쩌면 축구사의 기념비적인 업적이 될 수도 있다. 

 


4. 분열은 잊고 모두가 하나의 정신으로 

 

슈투트가르트의 전술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이것만으로는 그들의 기적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그들의 실패는 수뇌부의 갈등과 함께했듯이, 그들의 성공 역시 평화와 단합에서 나온 것이다. 비록 히츨슈페르거와 미슬린타트가 팀을 떠났지만 어쨌든 그렇게 하여 수뇌부 간의 갈등은 어느 정도 종식되었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가고 비교적 평화로운 분위기가 찾아왔다는 뜻인데, 여기서 그것을 도운건 다름 아닌 슈투트가르트의 레전드들이었다. 

 

지오바니 에우베르, 크라시미르 발라코프, 한지 뮐러, 귀도 부흐발트, 티모 힐데브란트 등을 비롯한 슈투트가르트의 레전드들은 지난해부터 친목 모임을 자주 가지고 있으며 vfblegends라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팬들과도 소통하고 있다. 

 

 

2023년 2월 vfblegends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첫 게시물

 

구단의 전설적인 인물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아무리 사적으로 친한 사이라고 한들 쉬운 일이 아닌데, 그들이 구단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모임을 만들었다. 이것은 구단의 모든 구성원과 관련 인물들에게 엄청난 모범과 귀감이 될 수밖에 없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구단을 응원할 수 있도록 가장 먼저 힘쓴 것은 바로 그들의 레전드들이었다. 

 

암울했던 시기를 멋지게 이겨내고 전세계에서 가장 핫한 팀 중 하나가 된 VfB 슈투트가르트. 멀리서 보면 기적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합리적인 결과이다. 그들은 지금의 영광을 누릴 자격이 있는 자들이다. 그들의 영광이 계속 이어지고, 그들의 이야기가 힘든 시기를 겪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원문 보기

 

 

아픔을 딛고 정상을 향해 - 그림자에서 벗어나 꿈을 그리는 슈바벤의 사나이들

"제 이름은 항상 '회네스'였습니다. 저는 때때로 '회네스'보다 '제바스티안'으로 불리길 원합니다."  "마누엘 노이어가 바이에른에 있는 한 바이에른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p style="color:

red-archive.tistory.com

 


Ⅱ-Ⅲ. '미라클 브레스트' 프랑스 축구계를 열광의 도가니에 몰아넣다.

- 강다민

 

더보기

 

1. 들어가기 앞서


브레스트.

혹시 당신은 브레스트란 프랑스의 축구팀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는가? 있다면 당신은 프랑스의 축구에 관심이 있는 팬이겠지만 5대 리그 중 관심이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리그앙이기에 아마도 못 들어봤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브레스트는 그동안 축구팬들의 눈에 들어오지 못한 팀이었는데 브레스트의 역사는 2부, 3부를 오가던 팀이었고 90년대에는 한차례의 파산을 맞이했을 정도의 프랑스의 평범한 지방 축구 클럽들 중 하나였고 리그앙에 승격한 이후로도 줄곳 중하위권에 머물렀고 최근 들어 브레스트에서 에이스로 성장한 파브르, 호로낫 선수가 있었으나 두 선수 모두 팀을 떠나 팀에서 에이스라고 부를 수 있는 선수라곤 델카스티요 선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2023년 1월 이후로 에릭 로이 감독이 부임하면서 브레스트는 180도 바뀐 성적을 보여준 브레스트는 시즌 초반부터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 올렸고 리그앙 내 강팀들에게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으나 약팀들을 상대로 많은 승을 기록하면서 리그앙의 중하위권 팀이었던 브레스트는 어느덧 리그앙의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두고 경쟁할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프랑스의 축구계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에릭 로이의 브레스트가 대단한 모습을 보이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2. 단순하지만 확실한 그의 전술.

 

공격상황

 

 


에릭 로이의 브레스트의 경기를 보고 있자면 본인만의 철학을 확고하게 갖고 있는 감독들의 경기와는 무언가 다름을 느낄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에릭 로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본인이 설정한 기조 내에서 선수들이 뛰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에릭 로이 감독은 기본 스타팅 라인업으로 4-3-3 전술을 채택하였으나 경기 내에서는 미드필더 한 명이 내려와 4-2-3-1의 형태를 유동적으로 같이 활용하고 있으며 브레스트는 공격 상황에서 단순하지만 매우 획일화된 기조를 설정하였는데 두 가지 키워드로 표현하자면 "공간침투"와 "적극적인 패스를 통한 기회 창출"이다.

브레스트의 선수들은 어느 포지션 가릴 것 없이 매우 적극적으로 공간 침투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미드필더와 풀백들이 적극적으로 침투를 시도하며 이들로부터 공격이 시작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파란색 동그라미 - 랄라, 빨간색 동그라미 - 델카스티요



위 상황은 랄라와 카스티요가 측면에 위치해 있는데 델카스티요가  패스를 받은 상황에서 랄라는 카스티요 방향으로 뛰어오자 델카스티요가 본인이 직접 공을 몰고 하프 스페이스 방향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함으로써 본인 뒤로 공간이 생기도록 만들자 랄라는 이에 호응하여 델카스티요의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케이스인 위 상황에서는 브레스트의 선수들이 리옹 선수들을 우측면으로 몰리도록 유도한 상황에서 브레스트 선수가 침투를 시도하였고, 침투하는 선수에게 패스를 건네주는 것을 본 좌측면에 위치해 있던 로코가 리옹의 선수들을 몰려 생긴 빈 공간으로 침투한 뒤 로코에게 빠르게 공을 전달함으로써 로코를 통해서 공격을 전개하였다.



위 두 상황은 브레스트의 두 풀백이 보여준 적극적인 공간침투의 결과물인데 두 선수의 터치맵을 보면 측면에서 많은 볼터치를 가져감으로써 로코와 랄라 두 선수가 공격 상황에서 강한 영향력을 가져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풀백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두고 위에서 언급한 미드필더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 브레스트의 미드필더들은 단순히 빌드업을 통해 최전방 공격수에게 볼을 전달하며 기회를 만들어낸다는 역할만이 아닌 본인들이 직접 공격에 참여하여 적극적으로 기회를 만들어내는데 능숙한 모습을 보인다.

이 중에서 특히 카마라 선수는 본인의 파트너로 나온 마녜티와 리멜루가 상황에 따라 투볼란치를 이루어 나오는 것과는 다르게 본인은 경기 내내 적극적으로 공격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23라운드 스트라스부르 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였다.

카마라 본인이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처럼 카마라의 위치에서 출전하는 둠비아라는 선수 또한 카마라의 역할인 적극적인 공격 참여를 수행한 결과 17라운드 로리앙 전에서 4골을 넣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보다 자세하게 설명해 보겠다.

브레스트는 빌드업 과정에서 리멜루가 핵심적인 축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리멜루와 센터백들을 중심으로 후방에서 볼을 전개하는 상황을 보여주며 때로는 후방에 위치한 골키퍼나 센터백들 그리고 리멜루 선수가 양측에 위치해 있는 풀백들, 더 나아가 최전방에 위치해 있는 공격수들에게 직접적으로 롱패스를 선택하는 상황까지도 보여준다.

이 상황에서 리멜루 본인 혼자만이 센터백 앞에 위치하여 빌드업을 이끄는 경우도 있으나 마녜티 선수가 내려와 함께 투볼란치를 이룸으로써 리멜루 개인만이 빌드업의 무게를 지는 것이 아닌 마녜티 선수가 함께해 상대의 압박 시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해주며 수비 상황 시에도 둘이 함께 수비함으로써 수비에 대한 부담감까지 같이 해소할 수 있게 해 준다.

비조트는 후방에서 많은 롱킥을 시도했다.

 




중원과 풀백들이 적극적인 공격 참여와 찬스를 만들어내는 동안 최전방의 공격수들은 가만히 손 놓고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브레스트의 윙어들은 풀백들이 침투하는 공간을 만들어내 주거나 중앙으로 밀고 들어와 침투하는 선수들에게 패스를 찔러 많은 찬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 시즌, Fotmob에서 제공하는 스탯을 기준으로 브레스트의 경기 당 크로스 정확도는 5.9로 리그 내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며 이 크로스는 양측면에 위치한 윙어들이 크로스를 올려 많은 기여를 올리고 있으며 특히 오른쪽 윙어로 나온 델카스티요 선수는 Fotmob에서 제공하는 스탯을 기준, 90분 당 기회 창출을 3.2를 기록했으며 총 85번의 기회 창출을 기록했다.

더불어 델카스티요 선수의 이런 기회 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델카스티요 선수는 4월 28일을 기준, 리그 내 어시스트 1위를 기록 중에 있다.

르두아롱와 델카스티요 선수의 터치맵, 주로 측면에 몰려있으나 중앙에서도 많은 터치를 가져가고 있다.

 


수비 상황

브레스트는 수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플레이는 빠르게 상대로부터 최대한 빠르게 공을 빼앗아 재빠른 역습으로 찬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수비 라인을 높게 올리고 공격적인 성향을 띠는 축구를 하는 브레스트의 전술상 역습에 취약할 수밖에 없으므로 선수들은 빠르게 공을 되찾기 위해 신속하고 빠르게 공을 점유 중인 선수를 압박함으로써 선수의 실수를 유도하여 공을 다시금 되찾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압박의 강도와 압박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나타내주는 PPDA에서 브레스트는 모나코, 파리 생제르망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인데 지수가 낮을수록 압박을 효율적으로 나타내는 PPDA에서 9.9를 기록하면서 브레스트의 압박은 상당히 효율적임을 알 수 있다.

실제 상황을 바탕으로 브레스트가 어떠한 방식으로 압박을 가하는지 알아보겠다.



위 상황에서 상대팀의 센터백이 공을 우측면으로 전개하자마자 브레스트의 선수들은 빠르고 강하게 압박을 가하였고 상대팀이 압박으로 인해 실수를 하자 이 실수를 놓치지 않고 빼앗음으로써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



위 상황에서는 센터백이 본인이 앞에 위치한 미드필더에게 패스하자 브레스트의 스트라이커가 내려오면서까지 압박을 가하자 상대팀의 미드필더가 패스 실수로 범하였고 이를 놓치지 않고 브레스트는 공을 인터셉트해 바로 공격을 전개하였다.

브레스트는 이러한 압박 상황을 통해 공을 빼앗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 과정에서 리그앙에서 가장 많은 파울을을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압박 상황을 통해서 브레스트는 본인들의 단점인 높은 라인에서 오는 리스크를 커버하고 더 나아가 본인들의 장점 중 하나인 기회 창출을 만들어낸다는 모습에서 브레스트의 이런 압박 시스템은 브레스트의 전술에 최적화된 모습임을 알 수 있다.



3. 브레스트는 이런 모습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을까?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브레스트가 이런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면 좋겠지만 과연 이것이 가능한가?", 중소구단은 감독의 전술에 최적화된 선수단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에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지만 필자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브레스트의 에이스인 카스티요나 리멜루와 같은 선수들이 매력적인 매물로 떠오를 순 있으나 두 선수 모두 이제 30줄에 다가가거나 이미 30살이며 나머지 선수들도 에릭 로이 감독이 만들어낸 전술 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이기에 가능하면 젊은 선수를 원하는 빅리그 영입 기조상 이들은 최우선 타깃이 아니기에 전력 공백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스쿼드 이탈 분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지속 가능을 위해 보완할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브레스트는 리그앙의 강팀들을 상대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이는 브레스트의 스쿼드가 상대적으로 퀄리티가 안 좋은 것도 있지만 브레스트의 높은 수비라인을 강팀들의 공격수들이 손쉽게 돌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모습을 고쳐낼 수 있다면 브레스트는 앞으로도 꾸준하게 유럽대항전을 경쟁할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사진 출처

 

https://breakingthelines.com/tactical-analysis/tactical-analysis-eric-roys-brest/

 

Tactical Analysis: Eric Roy’s Brest

When Eric Roy took charge of Stade Brestois 29 on January 3, 2023, the French club were battling relegation. Today, they are on track to qualify for European football for the first time in club history, sitting second in the Ligue 1 table, 10 points behind

breakingthelines.com

 

https://totalfootballanalysis.com/head-coach-analysis/eric-roy-brest-202324-tactical-analysis-tactics

 


통계 자료

 

PPDA - 옵타

 

 

 

원문 출처

 

 

'미라클 브레스트' 프랑스 축구계를 열광의 도가니에 몰아넣다.

1. 들어가기 앞서 브레스트. 혹시 당신은 브레스트란 프랑스의 축구팀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는가? 있다면 당신은 프랑스의 축구에 관심이 있는 팬이겠지만 5대 리그 중 관심이 상대적으로 인기

chukalmotgrow.tistory.com

 


Ⅱ-Ⅳ .'스페인을 휩쓴 카탈루냐의 광풍' - 지로나 FC

- 강민오

더보기

 

1. 지로나의 지난 날을 돌아보며

 

에스타디 무니시팔 데 몬틸리비 , 지로나의 홈구장이다.

 

 
 13500명이 정원인 카탈루냐 지로나시의 작은 축구장인 몬틸리비를 사용하는 지로나 FC. 2017년 여름, 하부리그를 전전하던 그들은 구단 창단 87년만에 처음으로 1부 리그로 승격되며, 시티 풋볼 그룹과 동행을 시작하게 된다. 비록 첫 승격과 라리가의 꿈은 2시즌만에 강등됨으로 끝나게 되었지만, 2부리그에서 착실히 준비해온 그들은 21/22시즌을 6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 끝에 극적으로 라리가에 복귀하게 된다. 
 
 그들을 승격시킨 감독은 다름 아닌 승격 전도사라 불린 '미첼 산체스'이다. 라요 바예카노와 우에스카를 모두 승격시킨 전적이 있지만, 지나치게 공격적인 축구를 행했던 그는 1부리그를 견뎌내지 못해왔기에, 라리가에서 과연 지로나가 통할지 사람들은 의문을 가졌다. 심지어, 직전 시즌 리그에서도 6위로 플레이오프에 겨우겨우 진출했고, 매우 극적인 승부로 올라온 팀인지라 전력에 우려가 존재했다. 하지만, 그들은 보란듯이 우려를 깨버리며 22/23시즌 10위를 기록하며 승격팀들 중 가장 좋은 성적으로 리그를 마쳤고, 2023년 겨울부터 여름까지 전력 보강을 착실히 하며 기틀을 만들어냈다. 

지로나의 간판 스트라이커, 아르템 도우비크

 

 
 우크라이나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온 빅토르 치한코우를 싼 값에 1월에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뒷공간이 없으면 힘을 거의 쓰지 못하던 카스테야노스의 이탈을 보다 툴이 다양한 아르템 도우비크로 대체했다. 좋은 활약을 보인 임대생 이반 마르틴과 미겔 구티에레스를 완전영입했고, 얀 코투의 임대 기간을 1년 연장했다. 
 
 산티 부에노나 오리올 로메우같은 주축 선수를 잃었지만, 데일리 블린트를 영입하고, 에릭 가르시아와 파블로 토레를 임대 영입하는 등 빈 자리를 나름 잘 채웠다. 직전 시즌 PSV에서 임대생활을 보낸 시티 풋볼 그룹 소속의 윙어 사비뉴를 임대 영입하는 등, 많은 젊은 선수 역시 임대영입 했지만, 당시엔 엄청난 기대를 걸진 않았었다. 이렇게 지로나는 한층 강해졌다 하지만 의문부호가 남은 스쿼드 구성으로 23/24 시즌에 돌입하게 된다.
 


2. 지로나라는 돌풍, 라리가를 휩쓸고 지나간 광풍

 

 주축 세 명을 잃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며, 지로나는 매우 좋은 모습을 리그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개막전 소시에다드전에서 무승부를 거둔 후, 레알 마드리드에게 패배하기 전까지 6경기 전승행진을 이어나갔다. 초반엔 단순 플루크라 생각한 이들이 많았으나,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킨 지로나는 이후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승리를 한번씩 거두며 강팀 상대로도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지난 시즌에도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압승을 거두는 등 가능성을 보였지만, 한 시즌만에 중위권에서 우승 경쟁을 하는 팀으로 입지가 바뀌어버렸다. 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지로나의 감독 미첼 산체스

 

 
 우선 미첼 감독의 전술적 역량이 만개했음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오리올 로메우의 이탈 이후, 마땅한 홀딩 자원이 없는지라 지로나의 전술 수정은 불가피했다. 미첼 감독은 여기서 매우 공격적이며 유연한 접근을 한다. 기본적으로 포메이션은 경기마다 달라지며, 포백 운용, 쓰리백 운용 모두 보인다. 
 
 기본적으로 4-2-3-1 내지는 5-4-1이라 볼 수 있는 전형으로 시작한다. 홀딩 역할을 해주던 오리올 로메우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하여  보통 알레이스 가르시아와 양헬 에레라가 투볼란테로 나온다. 유사시엔 센터백과 미드필더 모두 소화 가능한 다비드 로페스가 중원에 가세하기도 한다. 또, 우측 윙백으로 출전하는 얀 코투가 윙어처럼 측면을 타고 올라가며, 치한코우나 이반 마르틴은 우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역발 플레이를 선보인다.  

지로나의 수비 시 대형. 치한코우가 중앙으로 빠져들어가고, 코투가 우측면으로 올라가며 4-2-3-1 대형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지로나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공격시 현대 축구의 트렌드에 맞게 3-2-5 대형을 선보인다. 중앙 수비수 롤을 맡을 수 있는 세 명의 볼줄기를 잘 뿌리는 선수가 뒤를 받쳐준다. 여기서 왼쪽 풀백으로 출전하는 미겔 구티에레스 좌측 하프스페이스로 언더래핑을 하며, 동시에, 좌측면의 정발 윙어 사비뉴가 넓게 폭을 벌려준다. 여기서 미겔은, 중앙의 알레이스 혹은 에레라가 침투를 가져가면 바로 볼란테 자리로 내려가서 그 자리를 커버하는 등, 프리롤이라 해도 될 정도로 유연한 움직임을 보인다. 

지로나의 공격 시 대형. 미겔과 에레라는 프리롤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는 편이다.

 

 
 아마 이 전형에서의 적극적인 하프스페이스를 통한 침투가 가능한 이유는 도우비크에 있을 것이다. 종전 시즌 주전 스트라이커였던 카스테야노스와 다르게, 도우비크는 우월한 피지컬을 활용한 연계에 능한 모습을 보여준다. 도우비크가 앞선에서 볼을 소유하는 시간동안, 미겔이나 치한코우/마르틴, 더 나아가서 양헬 에레라까지도 적재적소의 위치로 침투해 들어가며 지로나는 양질의 공격 찬스를 자주 맞는다.

지로나의 최종 공격 형태

 

 
 그리고, 최종적으론 3-1-6 포메이션에 가까운 형태가 된다. 측면을 넓게 활용하던 사비뉴와 코투는 상대 1~2명 정도는 가볍게 제치고 갈 수 있는 드리블 돌파력을 지녔기에 엔드라인 가깝게까지 밀고 들어간 후 컷백 혹은 크로스를 올린다. 중앙에 도우비크와 에레라의 트윈 타워가 형성되기에 웬만하면 볼을 이 둘이 따준다.

도우비크의 필드골의 3분의 1 이상이 헤더 골이며, 에레라의 공중볼 경합 성공률이 60%에 육박한다는 점이 이런 형태의 지공의 강력함을 증명한다. 설령 시퀀스가 골로 연결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박스 주변에 투톱을 제외하고도 3~4명이 포진해 있기에 세컨볼 상황에서도 수적 우위를 갖게 되며, 공격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지로나의 매지션이자 마에스트로, 알레이스 가르시아

 

 
 도우비크와 더불어, 알레이스 가르시아가 존재하기에 이러한 형태의 공격이 가능하다. 74%에 육박하는 롱 볼 성공률을 가졌을 정도로 정확한 킥력을 갖고 있으며, 후방에서 영리한 플레이로 양질의 찬스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주고, 왕성한 활동량으로 수비도 열심히 해주는  알레이스가 존재하기에 지로나는 로메우의 빈자리로 생긴 수비의 취약함을 더욱 강력한 공격력으로 커버할 수 있었다.

3-1-6 형태의 공격 이후 압박 기조

 

 
 그러나, 전문 홀딩 미드필더가 없는 상태에서 과하게 공격적인 포진을 활용하기에 역습 상황에서 취약점을 갖고 있다. 심지어, 에릭 가르시아와 데일리 블린트같은 센터백들은 수비력과 관련해 약점이 있는 선수들인지라 역습에 당할 확률이 높은 편이다.

이러한 리스크를, 라인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려서 볼을 뺏기면 역 압박을 들어가는 식으로 상대의 역습을 끊어낸다.지로나는 지역 수비 바탕의 수비를 주로 펼치기에 이는 더 효과적이다. 지역 단위로 선수들이 볼을 뺏기면 바로 압박 움직임을 가져가기에 플랫형 4-4-2를 주로 사용하는 리그 내 약팀들이나, 지공 상황 위주로 좋은 모습을 보이는 리그 내 중상위권 팀들 상대로 잘 통했다. 이런 식으로 미첼의 약점을 가리고 강점을 두드러지게 하는 전략은 빛을 봤다.
 
 또한, 로테이션 자원들이 조커 역할을 확실히 해주는 점 또한 올시즌 지로나의 강점이다. 베테랑 스트라이커 크리스티안 스투아니는 영향력은 떨어지지만, 리그에서 737분동안 8골을 기록하며 골 스코어러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줬고, 크리스티안 포르투도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5골과 4개 도움을 기록하는 등 좋은 활약을 보였다. 이처럼, 어떤 선수를 기용하더라도 시스템에 잘 녹아든다는 것 역시 지로나를 강하게 만들어준다.
 
 다만, 레알 마드리드에게 올시즌 특히나 취약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는 지로나의 취약한 부분을 잘 보여준다.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한 지역 방어를 보여주는 지로나에겐 애석하게도,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은 매우 좋은 탈압박 / 돌파 능력을 갖고있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얀 코투와 에릭 가르시아쪽 라인에서 비니시우스에 대한 대인 수비 전술이 전혀 통하지 않다보니 지로나의 수비 대형은 4골을 내주며 무너지고 말았다. 바로 다음 경기인 아틀레틱 클럽과의 경기에서도 측면 - 중앙 수비가 무너지며 3:2로 패배하는 등 어느정도 파훼당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비니시우스를 상대로 고군분투하는 코투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이 있다. 지로나의 공격력 관련 모든 지표는 리그 최상단을 달리지만, 수비력 관련 지표는 모두 중위권 수준에 가깝다. 원정에선 홈에서만큼 강력한 화력이 잘 나오지 않기도 하는 등, 2024년 2월 이후로 기세가 살짝 꺾이며 우승 경쟁에선 다소 멀어지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현재는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지으며 바르셀로나와 2,3위 경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후반기의 떨어진 페이스가 조금은 아쉬울 수 있지만, 지로나라는 팀의 규모와 지난 시즌 성적, 그리고 당초의 기대치를 생각하면 지로나가 일으킨 돌풍은 충분히 가치있었던 매우 좋은 성적이라 해야만 한다.

 


3. 지로나가 일으킨 바람은, 돌풍을 넘어서 일상이 될 수 있을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자축하는 지로나 선수단

 

 
 올시즌 지로나가 보여준 모습은 라리가 중하위권 팀들에겐 한줄기 희망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시티 풋볼 그룹 산하에서 좋은 선수를 수급받고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장점을 업고 있지만, 3강 체제와 그 바로 밑의 중상위권 체제가 견고한 라리가에서도 순위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는 것에 성공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한 지로나에게 이제 우선적으로 주어진 과제는 선수단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다.

맨체스터 시티로의 이적이 확정적인 사비뉴(사비우 모레이라)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팀 전술에서 매우 중요한 축을 차지했던 사비뉴가 같은 시티 풋볼 그룹 산하의 맨체스터 시티로의 이적이 확정적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에릭 가르시아나 얀 코투같은 키 플레이어들과 파블로 토레같은 로테이션 자원도 원 소속팀으로 임대 복귀하게 된다.

미겔 구티에레스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바이백 조항이 있으며, 유럽 주요 빅클럽들과 이적설이 꾸준히 나고 있다. 알레이스 가르시아도 빅클럽으로의 이적설이 잊을만하면 나오며, 스트라이커 기근이 심한 요즘 축구계에, 도우비크같은 좋은 스트라이커가 언제 이적해갈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이처럼, 지로나는 스쿼드가 분해될 위기에 직면해 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로 인해 수익도 생겼을테니, 지로나는 이제 기존 자원들을 대체할 좋은 자원들을 구하거나, 그들을 적극적으로 지켜야만 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현 소속 선수들이 지로나에 대한 애정이 커 보이며, 기틀을 꽉 잡아주는 미첼 산체스라는 좋은 감독을 보유했다는 점이다.

가브리 마르티네스같이 2부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임대로 떠나간 유망주들도 다수 있고, 포르투, 스투아니같은 로테이션 자원들도 일정 기량을 갖추고 있다. 기존 선수들을 토대로 뎁스를 넓혀줄 선수들을 현명하게 영입한다면, 확실한 틀 안에서 좋은 축구를 장기간 선보인 미첼의 지로나인 만큼 다음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원문 출처

 

 

스페인을 휩쓴 카탈루냐의 광풍 - 지로나 FC

1. 지로나의 지난 날을 돌아보며 13500명이 정원인 카탈루냐 지로나시의 작은 축구장인 몬틸리비를 사용하는 지로나 FC. 2017년 여름, 하부리그를 전전하던 그들은 구단 창단 87년만에 처음으로 1부

laligamagazine.tistory.com

 


Ⅱ-Ⅴ. '바스크의 사자 다시 유럽의 사자로' -23/24 시즌 아틀레틱 클루브에 대하여-

- 최원준

더보기

 

 

지난 시즌 후반기의 처참했던 경기력과 성적으로 유럽대항전의 문턱에서 아쉽게 떨어진 걸 생각해 본다면, 이번 시즌 화려하게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를지 예상했던 팬들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특히, 프리시즌에서 멕시코 리그 네카사에게만 승리를 거둔 것만을 생각해 본다면 더욱 발베르데 감독이 해내리라 기대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발베르데는 보여주었다.

 

발베르데와 아이들은 다크호스 지로나, 아틀레티코 같은 거함 들을 잡고 리그 5위를 순항 중이며 40년 만에 바지선이 네르비온 강에 떠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틀레틱은 6년 만에 유럽으로 발을 내딛게 되었고 이제는 더 높은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 시즌의 아픔을 딛고 어떻게 지금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는지, 앞으로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위험 요소를 고려해야 할지 이 글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1. 압박하여 정복하라, 발베르데 호의 전술적 성공 비결

발베르데 감독은 40년만에 국왕컵을 아틀레틱에게 안겨주었다

 

 

발베르데 축구의 키워드는 '압박'이라고 할 수 있다. 공격수들에게 많은 양의 전방 압박을 요구하며 높은 지역에서 볼을 탈취한 뒤 빠르게 골로 연결하는 축구를 지향하고 있다. 이냐키, 산세트. 니코. 구루세타 같이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는 공격수들이 부지런히 상대 수비 진영을 휘저으며 볼을 전개하기 어렵게 만들고 순간적인 압박으로 공의 소유권을 빼앗아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높은 지역에서의 압박은 수치로도 파악할 수 있다. 아틀레틱 클럽은 파이널 서드에서 41회 슈팅을 기록함으로써 리그에서 4번째로 많이 시도하고 있으며 높은 지역에서 압박 과정을 통해 8골을 기록함으로써 발베르데 감독의 압박 전술이 성공적이라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이에 더해 공격 상황으로 전환될 때 많은 수의 선수들을 전방으로 배치해 선택지를 늘려준다는 점이다. 발베르데의 전술에서는 골키퍼들이 주로 롱볼을 이용해 볼을 처리하는데 선수들을 순간적으로 전방으로 배치하여 높은 지역에서 볼을 전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스트라이커 고르카 구루세타의 높은 키를 이용해 롱볼을 따내고 그 주위로 많은 선수들을 위치시켜 세컨드 볼을 따내도록 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훈련된 아틀레틱의 선수들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여 높은 확률로 소유권을 유지하고 빠르게 역습에 전개하여 상대방의 골문을 노린다.

 

여기에 더해 발베르데는 양쪽 풀백들을 높게 전진시켜 공격진들에게 골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예컨대 터치라인에 가까이 있는 풀백에게 공을 전달하여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린다던가 아니면 풀백이 박스 안쪽으로 들어오고 윙어들이 터치라인에 가깝게 이동하여 컷백이나 패스를 통해 풀백들에게 득점 찬스를 제공한다든지 여러 가지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유리 베르치체나 오스카르 데마르코스 같은 아틀레틱이 보유한 풀백들은 킥 능력이 좋기에 직접 타격으로 득점을 기대해 볼 수 있도록 만든다.

 

공격적으로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 주는 선수를 더 언급해 보자면 스트라이커 고르카 구루세타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바로 다음 장에서 말하겠지만 간단하게 언급하자면, 구루세타는 단순히 공격진영 한가운데서 움직이는 스타일이 아니라 양 측면이나 중앙지역까지 다양한 곳으로 움직여주는 펄스 나인과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선수이다. 구루세타의 움직임 덕분에 양 측면의 윙어들이 중앙에서 플레이하도록 만들어 골문을 직접 노리거나 양 측면으로 빠져서 많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만들고 높은 지역으로 올라온 풀백들에게 더 많은 자유도를 줄 수 있게 된다. 

 

이번 시즌은 상당히 수비적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 실점은 30점으로 리그 내에서 레알 마드리드 다음으로 적게 실점한 팀이며 클린시트 횟수 15회로 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43 실점을 기록한 지난 시즌과 비교해 보았을 때 상당히 고무적인 기록이다. 어떻게 발베르데는 끈끈한 팀을 만들었을까? 다니 비비안과 예라이 알바레스 그리고 이번 시즌 많은 성장을 이룩한 아이토르 파레데스 같은 수비진들의 활약도 중요했지만 이는 다음 장에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제작자: 박수용의 토르난테

 

 

전술적인 측면에서 말해보자면, 발베르데 감독 하에서 수비 시에 대형은 4-4-2 혹은 4-2-3-1 대형을 그대로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발베르데는 높은 지역에서부터 압박을 시도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압박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공격진들이 전방에서 상대 수비진에게 압박을 걸며 볼 전개를 방해하는 동안 미드필더와 수비진들은 상대 팀이 중원으로 볼을 전개하기 전에 빠르게 본인 진영으로 복귀하여 수비 대형을 갖춘다. 수비 대형을 갖추게 되면 일정한 간격을 타이트하게 유지하며 대형이 하나가 되어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대응하는, 조직적인 수비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수비 대형을 갖춘 뒤에는 양 풀백 중 한 사람 그리고 공격형 미드필더가 중원지역으로 들어와서 2명의 미드필더와 네모난 박스를 형성한다. 이렇게 블록을 형성하여 상대 미드진이나 공격진을 고립시켜 상대 팀이 공격 전개 옵션을 하나 둘 줄여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짧게나마 전술적인 부분에서 이번 시즌 발베르데 감독의 성공 비결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성공을 가져다준 선수들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2. 이번 시즌 주목해볼만한 선수들

 

이번 시즌 성공에 대한 다른 이유로는 비결로는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의 활약이라고 할 수 있다. 발베르데 감독은 자신의 축구를 구현하기 위해 스쿼드 내에 있는 선수들의 능력을 십분 활용하고 있으며 그러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해 선수들 역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화려한 데뷔 시즌을 보낸 니코 윌리엄스부터 임대에서 돌아와 1군에 무사히 정착한 베냐트 프라도스까지 이번 시즌 아틀레틱의 성공의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언급해야 할 선수들이 많이 있다. 

고르카 구루세타

 

 

먼저 공격진에는 속도와 드리블로 상대 진영을 휘젓는 윌리엄스 형제, 뛰어난 드리블 실력과 박스 침투 능력 그리고 패스를 받을 때 유연하게 몸의 방향을 바꾸는 산세트를 언급해야 마땅하지만, 이 선수들은 이미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으므로 이번 글에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할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자리는 하나,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스트라이커 고르카 구루세타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다. 

 

고르카 구루세타는 188cm의 큰 키를 가진 스트라이커다. 그의 신체 스펙만 본다면 흔히들 타켓형 스트라이커로 생각하기 쉽겠지만 구루세타는 펄스 나인형 스트라이커로 분류할 수 있다.

 

구루세타의 좌우 측면, 중원 지역까지 움직이며 넓은 활동 반경을 보여주고 있다. 구루세타가 이렇게 광활한 지역에서 움직여 준 덕분에 아틀레틱은 공격 전개 시 다양한 선택지를 이용할 수 있다. 구루세타가 측면으로 움직일 때 윙어들은 중앙으로 들어와 직접 골문을 노리거나 높이 전진한 풀백에게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 낮은 지역으로 내려와 측면 자원과 연계를 하거나 침투하는 미드필더에게 공간을 내어주고 침투패스로 기회를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펄스 나인 같은 움직임을 보여준다고 해서 자신의 신체적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큰 키를 이용해 골키퍼의 롱볼을 캐치해 역습 상황에서 상대 진영으로 전개하는 동료들에게 볼을 넘겨주는 플레이에 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롱패스를 받고 상대 선수에게 등을 지고 볼을 지키는 모습을 자주 보여 높은 지역에서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공격수의 중요한 능력인 결정력 역시 가지고 있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31경기 14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지난 시즌 9 1어시의 기록을 넘어 수치상으로만 봐도 결정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니어포스트 결정력이 뛰어나 니코 윌리엄스와 연계 플레이로 득점을 올리는 모습 역시 보여준다.

 

베냐트 프라도스

 

 

미드필더 중에서는 이번시즌 미란데스 임대를 마치고 돌아온 베냐트 프라도스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미란데스 임대 시절부터 볼 탈취 부분에서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즌 라리가에서 압박 후 볼탈취 성공률 5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프라도스 본인이 상대방으로부터 볼 빼내는 기술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빠른 판단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공을 가진 대상을 파악하고 달려들어 상대방에게 볼을 처리할 틈을 주지 않아 볼을 탈취하는데 탁월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높은 축구 지능을 보유하고 있어 공간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다. 공간에 대한 이해력을 바탕으로 적재적소에 상대 선수들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상대방의 볼 줄기를 미리 끊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왕성한 활동량으로 필드 곳곳을 누비며 발베르데 감독 전술의 핵심 요소인 압박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전진 압박을 많이 수행하는 만큼 뒷공간 커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염려할 수 있다. 하지만 프라도스는 앞서 말한것 처럼 높은 축구 지능을 바탕으로 상대 팀이 전진할 때 빠르게 복귀한다.

 

이와 같이 오프더볼 움직임은 상당히 뛰어난 수준에 속하지만 공 소유 시의 능력은 눈에 띄는 점이 없다. 볼을 탈취한 후 중원에서 볼을 순환시키는데 나름 괜찮은 능력은 보여주고 있지만 패스길 보는 눈이 좋다거나 날카로운 킥 능력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그리고 아쉬운 점은 역습 상황에서 가끔 태클로 위험하게 볼을 끊어낸다는 점 그리고 도전적으로 공중볼 경합을 시도하다 파울을 범하거나 볼을 놓치기도 한다는 점이다.

 

다니 비비안

 

 

수비진에서는 다니 비비안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183cm라는 수비수치고 작은 체구이지만 아틀레틱이 라리가 내에서 최소 실점 2위를 기록하도록 만든 일등공신이다. 이니고 마르티네스가 팀을 떠난 이후 수비진의 무게감이 떨어진 것 같다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한 우려는 기우였다. 아틀레틱에게는 비비안이 있었다.

 

비비안은 상당히 전투적인 수비수이다. 사무 오모로디온 같은 공격수를 상대로도, 비니시우스 같은 기술 좋은 공격수를 상대로도 경합에서 지지 않고 볼을 뺏어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비야레알전에서 몸을 던져 실점 상황을 막아낸 것처럼 헌신적인 플레이를 보여준다. 이뿐만 아니라 비교적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점프력으로 공중볼에 대한 우위를 매 경기 보여주고 있다. 이런 장점을 살려 이니고 마르티네스가 보여주었던 세트피스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발도 상당히 빠른 편이라 커버 지역이 상당히 넓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높은 지역까지 올라와서 압박에 참여하며 그자리에 볼을 탈취한 뒤 비교적 상대 골문과 가까운 거리에서 역습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상대 팀이 역습을 진행할 때 누구보다 빠르게 수비 진영으로 복귀해 수비 대형이 무너지지 않게 유지해 준다.

 

이따금 상대 진영에 선수들이 많이 몰려있을 때는 본인이 직접 드리블을 하여 파이널 서드까지 볼 운반을 해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처럼 발기술도 나쁘지는 않다. 마찬가지로 5대 리그 내 원탑 급은 아니지만 킥도 나름 날카로워서 좋은 롱패스를 보여주고 중거리 슛 역시 시도한다.

 

이처럼 다니 비비안은 이번시즌 리그 내 베스트 XI에 들어도 손색이 없을만큼 여러 방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라포르트, 이니고 마르티네스 뒤를 이어 아틀레틱의 명품 수비수 계보를 잇는 중이다.


 

3. 우려해야할 

 

이번 시즌 순풍을 타고있는 아틀레틱이지만 암초같은 부분 역시 존재한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두 선수 (상) 라울 가르시아, (하) 이케르 무니아인

 

 

먼저, 팀을 이끌어오던 많은 베테랑들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과 작별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오사수나, 아틀레티코를 거치며 유로파 리그, 챔스 등 큰 경기를 많이 겪어본 라울 가르시아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15년동안 2번의 십자인대 부상을 겪으며 팀을 위해 헌신해온 이케르 무니아인은 시즌이 끝나는대로 아틀레틱을 떠날 예정이다.

 

이외에도 안데르 에레라, 다니 가르시아, 오스카르 데마르코스 같은 베테랑들 역시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날 예정임에도 아직까지 재계약 소식은 들려오고 있지 않다. 데마르코스의 경우 구단에서는 재계약을 원하지만 본인이 팀에 남아 계속 뛸 수 있을지 스스로 의심하는 중이라 전해져 더 많은 베테랑들이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베테랑들이 많이 이탈할 경우 과연 유럽대항전 같은 중요한 토너먼트 대회가 주는 압박감에서 지금 선수들이 이겨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 선수단의 주축은 00년대 초반생들이 대부분이다. 프로 세계에 입성한지 몇년이 지난 시점이지만 유럽대항전 경험은 전무한 선수들이라 과연 심리적인 부담을 떨쳐내고 재대로 대회에 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팬 입장으로서 오랜만에 유럽대항전에 복귀한만큼 최대한 높이 올라가길 바라며 이냐키 윌리엄스, 유리 베르치체 같이 유럽대항전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팀을 잘 이끌어 가길 바란다.

 

이번 시즌 아틀레틱 클럽의 스쿼드 ()는 후보선수

 

 

그 다음으로, 지금 아틀레틱 스쿼드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보다 얇은 편이다. 아틀레틱이 작은 스쿼드라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아래서부터 차례로 스쿼드를 분석해보려한다. 먼저 수비진이다. 지금 아틀레틱의 센터백은 예라이, 파레데스, 비비안 3인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이번시즌 예라이가 잦은 부상으로 평년보다 경기에 못 나오며 비비안, 파레데스 두명이서 리그, 국왕컵의 경기를 수행했다.

 

유스팀에서 유망한 센터백을 콜업하지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지금 빌바오 아틀레틱에는 그정도로 두각을 드러낸 센터백을 찾기 어렵다. 풀백 역시 사정이 좋다고 볼 수 없다. 양 측면의 주전 풀백인 베르치체, 데마르코스는 30대 중반을 보내고 있으며 백업 자원인 이니고 레쿠에는 기량 문제도 있지만 그의 나이 역시 30대로 접어들었다. 그나마 왼쪽에는 이마놀이라는 유망한 자원이 있지만 오른쪽은 데마르코스를 대체할 만한 자원이 딱히 없는 상태다.

 

미드필더 진을 한번 살펴보자. 아틀레틱의 스쿼드 상황에서 골키퍼와 더불어 사정이 비교적 괜찮은 축에 들어간다. 데갈라레타는 노련미를 보여주고 있으며 임대에서 돌아온 프라도스는 자신이 미란데스에서 많이 배우고 왔음을 증명하고 있다. 팬들에게 애물단지 취급받던 미켈 베스가는 발베르데 아래서 개선의 여지를 보여주었고 미드필더 자리에 우나이 고메스, 야우레기사르 같은 유망한 자원까지 등장하면서 구단과 발베르데 감독의 고민을 덜어주었다.

 

하지만 이적할 것으로 보이는 다니 가르시아와 안데르 에레라의 이탈할 경우를 고려하면 주전 미드필더는 프라도스, 베스가, 데갈라레타 밖에 남지 않는다. 야우레기사르가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여주지 않는 이상 다음시즌 리그, 국왕컵, 유럽대항전을 병향하기에는 미드진 뎁스 역시 넉넉한 편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공격진의 에이스 니코 윌리엄스 (상), 이번 시즌 데뷔한 우나이 고메스 (하)

 

 

아틀레틱의 가장 큰 문제는 공격진의 뎁스이다. 이번 시즌 가장 큰 활약을 보여준 공격진에서 문제를 보이다니 얼핏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실상을 재대로 들여다본다면 필자의 말에 공감할 것이다. 지금 아틀레틱의 후보 공격수들은 주전 공격수들의 공백을 충분히 매워줄 기량인지 의심스럽다.

 

특히 구루세타의 백업 비야리브레는 국왕컵에서 6골을 기록하며 대회 득점왕 타이틀을 얻었으나. 대부분의 골이 하부리그팀 상대로 기록한 골이다. 리그에서는 나올때마다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여주며 과연 구루세타가 부재할 경우 스트라어커 자리의 무게감을 잘 유지할 수 있을지 회의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이냐키 윌리엄스가 아프리칸 네이션스 컵으로 부재할 때 공백을 잘 매워주었던 알렉스 베렝게르는 출전시간에 불만이 생겨 이적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유럽 유수의 팀들이 니코 윌리엄스의 가치를 알아보고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55M~60M 유로의 낮은 바이아웃은 언제라도 니코가 이적할 수 있다는 변수를 만들어 놓았다.

 

알렉스 베렝게르의 이탈은 브라가에서 알바로 잘로를 영입하며 막았다 치더라도 니코의 공백은 누가 매울 수 있을 것인가? 이번시즌 출전하고 있는 아두 아레스가 그 공백을 매우기에는 요원해보인다. 앞서 말했다시피 무니아인, 라울 가르시아 같은 공격진의 베테랑들이 팀을 떠나면서 공격진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처럼 아틀레틱의 스쿼드는 결코 단단하지 않다. 다음 시즌에도 성공의 기쁨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아틀레틱 보드진이 이번 여름에 베테랑 선수들을 붙잡은 다음, 부지런히 영입시장을 돌아다녀 새로운 얼굴들을 찾아야 할 것이다.


4. 마치며

 

발베르데 감독은 다음 시즌까지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번 재직시절 유럽대항전을 병행한 경험이 있어 감독 스스로 주어진 스쿼드로 시즌을 어떻게 운영해야할지 알 것이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스쿼드 규모가 급격하게 줄어들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다음 시즌을 대비해 팀에 합류할 선수들을 염두에 두어 새로운 전술을 착실히 준비해야 하며 선수들의 부상 관리 그리고 베테랑 선수들이 떠난 가운데 정신력 관리 역시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하게 다가올 것이다.

 

보드진과 발베르데 감독이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야 눈앞에 있는 위기를 해결하고 다시 한번 구단의 황금기를 열 수 있을 것이다. 

 

아틀레틱은 주전 선수들을 지켜내고 12년전의 영광을 너머 이번에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까? 아틀레틱의 무운을 빌며 이 칼럼을 마치고자 한다.

 

 

원문 보기

 

 

바스크의 사자, 다시 한번 유럽의 사자로. -23/24 시즌 아틀레틱 클루브에 대하여-

지난 시즌 후반기의 처참했던 경기력과 성적으로 유럽대항전의 문턱에서 아쉽게 떨어진 걸 생각해 본다면, 이번 시즌 화려하게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를지 예상했던 팬들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

artiz.tistory.com

 


Ⅱ-Ⅵ. '빌라의 돌풍을 이끈 사나이 에메리. 그의 철학은 무엇인가.'

- 박영빈

더보기

 

I. 서론

 

~ 아스톤 빌라와 우나이 에메리 ~

 


2010년대부터 프리미어리그는 빅 6이라고 불리는 팀들이 상위권을 독식했다. 기존에 빅 4라 불렸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날, 리버풀에 만수르의 투자로 신흥 강호로 도약한 맨체스터 시티와 우수한 선수들을 싼 가격에 영입해 전력을 수직상승시킨 토트넘 핫스퍼가 이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아스톤 빌라는 빅 6의 아성에 도전했다. 이미 저번 시즌, 최악의 스타트를 기록한 제라드 감독을 경질하고 라리가 중상위권에서 잔뼈가 굵었던 에메리에게 지휘봉을 맡겼고 에메리는 리그 10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며 7위까지 오르며 유럽대항전에 진출했다.

에메리 체제의 아스톤 빌라는 이번 시즌에도 지난 시즌의 돌풍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함은 물론 더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이며 프리미어리그 4위와 컨퍼런스리그 준결승에 오르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최근 15년 간 아스톤 빌라의 성적 중 가장 좋은 성적이기도 하다.

스페인의 중상위권 클럽인 발렌시아, 세비야, 비야레알에서는 좋은 성과를 맛보았던 우나이 에메리였지만,

 

아스널에서는 인상 깊은 활약을 보이진 못했기에 빌라에서 성공한다는 부분에서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성공적으로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아스톤 빌라라는 도화지에 무슨 색을 끼얹었을까?


II. 본론

 

~ 우나이 에메리 직전 비야레알 시절 전술 ~

유로파리그 챔피언 자격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서 강호들을 연파하고 돌풍을 일으킨 2021-22 시즌 비야레알을 복기해보자.

Villarreal 4-4-2 ( 3-5-2 )

21-22 비야레알 vs 바이애른 뮌헨과의 비야레알 포메이션, 가장 이상적이였던 에메리 축구의 정점이였다.

 


당시 비야레알은 최전방 공격수 카를로스 바카와 파코 알카세르가 부진해 팀을 떠나게 되었고, 에이스 제라르 모레노의 잦은 부상으로 새로운 해결사가 필요했는데 그 적임자가 당시 AFC 본머스의 아르나우트 단주마였다. 비야레알에서의 단주마는 21-22 시즌에만 16득점을 기록하며 비야레알 공격의 핵심으로 이름을 날렸다.

4-4-2로 시작했지만 공격적인 풀백 에스투피난이 좌측으로 전진했고 중앙 지향적인 좌측 미드필더 코클랭은 중원 싸움에 가담했고 에이스 단주마는 프리롤로 활약하면서 3-5-1-1로 포진을 변경해 움직이며 상대를 공략했다.

상술한 플랜에서 모레노가 부상으로 이탈한 경우에는 4-4-1-1 대형으로 전환해 로셀소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라서고 라이트윙에는 빠른 스피드와 우수한 드리블 스킬을 가진 사무엘 추쿠에제를 기용해 역습 상황에서 에스투피난과 함께 측면 지역을 활용한 공격을 강화하는 변수를 두기도 했다.

거기에 화룡점정으로 주전 골키퍼 헤르만 루이의 뛰어난 활약까지 더해져 에메리호의 비야레알은 선전할 수 있었다. 비록 빌라로 떠나기 직전에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그가 유럽 무대에서 보여준 활약은 비야레알을 최초로 상위권에 안착시킨 페예그리니 못지않은 대단한 업적이었다. 빌라는 괜히 에메리를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 우나이 에메리가 빌라에서 시도한 것 ~

비야레알 시절과 마찬가지로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아스톤 빌라에서도 독특한 4-4-2를 이어서 사용했는데  아스톤 빌라에서는 비야레알 시절과는 다르게 파레호와 당시 비야레알 소속이던 로셀소와 같은 팀의 세밀함을 도울 수 있는 선수가 부족했기 때문에 에메리는 23-24 시즌, 미드필더 라인에서 세밀함을 더해줄 수 있는 차니올로나 틸레만스를 영입하고,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에서 이름을 날린 베일리와 디아비를 차례로 영입하며 팀에 발 빠른 선수들을 추가했다.

Aston Villa 4-4-1-1 ( 3-4-2-1 )

23-24 아스톤 빌라 vs 맨 시티의 아스톤 빌라 선발 라인업, 이 경기는 1 : 0으로 아스톤 빌라가 승점을 땄다.

 


에메리 체제의 아스톤 빌라의 키는 수비형 미드필더 카마라가 쥐고 있는데 후방의 포백 중 디뉴를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의 수비수인 파우 토레스, 지에구 카를루스, 콘사가 견고한 스리백 라인을 구성하고 카마라를 피보테로 활용하며 포백 보호와 볼 순환을 모두 돕는 중요한 역할을 맡겼다.

 

디뉴의 활용도 역시 독특한데, 순간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라가는 인터티드적인 위치를 보이거나,

디뉴 역시 측면에서만 제한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일반적인 풀백과는 다르게 활용하는데 순간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지역으로 올라가는 인버티드 풀백 역할을 맡거나, 상대의 조직적인 압박을 탈출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차니올로를 지원하기 위해 공격에 가담하기도 한다. 존 맥긴과 더글라스 루이스 역시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원활하게 볼을 소유하며 박스 타격에도 강점을 보이기에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서 플레이하게 지시한다.

공격진의 올리 왓킨스와 무사 디아비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스피드스터였고 양쪽에서 상대 수비라인의 배후로 침투해 마무리하는 공격전술을 활용해 재미를 봤는데  이는 3-2-5와 3-2-4-1의 포지션 스위칭을 적절하게 활용했고 수비 상황에서는 비야레알 시절과 유사한 대형인 4-4-2 대형과 5-4-1 대형을 주로 활용했다.

 

디아비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틸레만스나 모건 로저스가 경기에 주로 출장하는데, 틸레만스는 경기 조율 능력이 앞서 말한 더글라스 루이스와 부바카르 카마라보다도 훌륭해서 루이스와 맥긴을 조금 더 공격적인 위치로 올려 사용할 수 있다.

 

모건 로저스는, 위 사진에 나오진 않지만 주로 사진 기준 맥긴의 위치에서 출장하며, 차니올로와 경쟁하는데 두 선수 모두 적정한 준속과 경기 관여 능력으로 최근 에메리 감독 아래에서 각광받고 있는 선수들이다.

 


III. 결론

 

 ~ 우나이 에메리가 빌라에서 해내고 있는 것 ~


결과론적으로, 우나이 에메리의 판단은 옳았다고 볼 수 있는데 에메리는 실리적인 이 전술을 바탕으로 서론 부분에서 말했듯이 프리미어리그 4위 및 컨퍼런스리그 준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게다가 에메리 체제의 빌라는 다수의 중위권 및 하위권 감독들의 롤모델이 되었는데 여러 클럽의 감독들은 공격 상황에서의 3-2-5 대형과 수비 상황에서의 5-4-1 대형은 각 팀의 사정에 맞게 잘 바꿀 수 있다면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고 결국에는 다수가 에메리 체제의 빌라의 전술을 모방했다. 마치 2010년대 중후반 라리가의 중하위권 팀들이 시메오네가 창시한 수비형 4-4-2를 모방한 것과 유사하게 말이다.

아스톤 빌라에서 확실하게 명장 반열에 오른 에메리는 파리와 아스날에서는 실패를 경험했지만 본인만의 확실한 색깔의 축구로 다시 부활했고 아스톤 빌라라는 본인만의 도화지로 그림을 그려냈다. 그 덕분에 빌라는 21세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원문 보기

 

 

[ 빌라의 돌풍을 이끈 사나이, 우나이 에메리. 그의 철학은 무엇인가. ]

I. 서론 ~ 아스톤 빌라와 우나이 에메리 ~2010년대부터 프리미어리그는 빅 6이라고 불리는 팀들이 상위권을 독식했다. 기존에 빅 4라 불렸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날, 리버

yeongbinparksoverlapping.tistory.com

 


Ⅲ. 일반 칼럼 

 

Ⅲ-Ⅰ. 골라인 판독기 미도입, 테바스의 또 다른 ‘소탐대실’

- 조장현

 

더보기

 

 

한국 시간 4월 22일 오전 4시,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라리가 32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엘 클라시코’가 레알의 3:2 승리로 끝났다. 종료 휘슬은 진작 울렸지만, 경기를 본 양 팀의 팬들 간의 논쟁은 현재 진행 중이다.

 

 

전반 28분경 바르샤의 코너킥 상황에서 라민 야말이 시도한 슛이 골라인을 넘었는지를 두고 양 팀 팬들이 온라인상에서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해당 장면을 두고 VAR 판독이 진행됐지만, 공이 라인을 넘었다는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해 노골이라는 원심이 유지됐다.

 

사실 골라인 판독기가 있었다면 금방 결론이 났을 문제지만 아쉽게도 라리가는 유럽 5대리그 중 유일하게 골라인 판독기가 없다.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은 정확도 및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해 골라인 판독기를 도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언뜻 생각해보면 테바스 회장의 주장이 아주 설득력 없는 것은 아닐 수 있다. 과거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는 골라인 판독기 오류가 발생한 적이 있었고, 이로 인해 본머스가 강등을 당하면서 논란이 됐다. 골라인 판독기용 카메라를 선수들이 가려서 생긴 오류였다.

 

만약 VAR이 충분한 각도의 카메라 숫자를 확보하고 있다면, ‘이론적으로는’ 골라인 판독기가 필요 없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여러 각도의 카메라를 확인하면서 공이 정확하게 골라인을 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골라인 판독기를 도입하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라리가의 현실은 달랐다. 골대 오른쪽 카메라가 골라인과 평행한 각을 이루고 있었지만 공이 루닌에게 가려서 보이지 않았고, 골대 왼쪽 카메라는 골라인과 평행하지 않아 공이 라인을 넘었는지를 판단할 수가 없었다. 위쪽 각도의 카메라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

 

즉 라리가는 골라인 판독기를 대체할 충분한 기술력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세계 최고를 두고 경쟁해야할 리그가 최신 기술의 활용을 거부했고, 충분한 대안도 마련하지 않아 리그의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이런 사단이 난 것이다.

 

테바스 회장이 말한 비용 절감의 문제 역시도 다각도에서 따져봐야 한다. 골라인 판독기 도입 비용은 약 44억 원 정도이다. 절대 적은 돈은 아니지만 라리가 정도 규모의 리그에서 지출 못 할 금액은 아니다. 더 적은 예산을 활용하는 K리그조차도 지출하고 있는 금액이다.

 

골라인 판독기가 있다면 수 초 내로 끝낼 판정을 VAR을 통해 진행하면 2~3분가량을 소모하게 된다. 경기가 지연되면서 흐름이 끊기고, 선수들이 뛰어야 할 시간은 늘어난다. 이런 계산되지 않는 손해는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또 이번과 같은 사태로 인해 라리가가 입은 치명적인 이미지 손상 역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라리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푼돈 때문에 최신 기술을 거부하는 구시대적인 리그’로 인식됐다. 이 손해를 금전적인 가치로 환산하면 44억원을 넘을지도 모른다.

 

 

결국 테바스 회장은 근시안적인 시선으로 또 다시 라리가의 경쟁력을 약화시킨 꼴이 됐다. 눈앞의 돈보다 훨씬 중요한 리그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았기에 현재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갖춰야 할 것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나가야 할 사람이 계속 머무르는 집단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부디 라리가에서 테바스 회장이 나가고 골라인 판독기가 들어오기를 기원한다.

 

 

원문 보기

 

 

골라인 판독기 미도입, 테바스의 또 다른 ‘소탐대실’

한국 시간 4월 22일 오전 4시,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라리가 32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엘 클라시코’가 레알의 3:2 승리로 끝났다. 종료 휘

justaballgame.tistory.com

 


Ⅲ-Ⅱ.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 탑 10

- 박수용

더보기

 

10위 페테르 슈마이켈

 


생년월일: 1963년 11월 18일
국적: 덴마크
신체조건: 키 196cm / 몸무게 98kg
주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북구의 하얀 거인'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이자 북유럽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로 기복 없는 플레이와 뛰어난 선방, 카리스마 넘치는 수비 조율 능력을 보여줬으며 삼단 방어와 같은 고난도의 선방도 종종 보여줬으며 룰이 개정되기 이전에는 동료 수비수에게 백패스를 주문한 뒤 그 패스를 손으로 잡으며 시간을 끄는 플레이에도 능했기에 룰 개정에도 영향을 줬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전성기를 누린 슈마이켈은 프리미어리그가 개막한 이후에는 첫 시즌부터 22회의 클린시트를 기록하며 리그 우승에 기여했으며 1998-99 시즌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트레블을 이뤄낸 걸 포함해 PL 우승 5회, FA컵 우승 3회,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를 이뤄냈으며 이 활약을 바탕으로 베스트 유러피언 골키퍼에 3회 선정되었으며  1992-93 시즌 PFA 올해의 팀에 선정되었다.

덴마크 대표팀에서도 유로 1992에서 유고슬라비아 대신 참가한 덴마크의 유로 우승을 이끌며 대회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되었고 1998 프랑스 월드컵에도 덴마크 대표팀 역사상 최초의 월드컵 8강 진출을 이끌어내며 데니쉬 다이너마이트의 시대를 열었다.



9위 고든 뱅크스

 


생년월일: 1937년 12월 30일
국적: 잉글랜드
신체조건: 키 183cm / 몸무게 84kg
주 소속팀: 레스터 시티

'잉글랜드의 은행'

자타공인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키퍼로 항상 실수 없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기에 팬들로부터 "뱅크스의 선방은 잉글랜드의 은행만큼이나 안전하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소 전력이 약한 레스터 시티와 스토크 시티에서 활약했기에 우승 트로피가 많진 않지만 1963-64 시즌에는 레스터 시티의 리그컵 우승을 이뤄냈으며 1971-72 시즌에는 레스터 시티의 리그컵 우승을 이끌며 1972년 발롱도르 7위에 올랐으며 삼사자 군단에서도 1966 잉글랜드 월드컵 우승을 이끌며 대회 최우수 골키퍼로 선정되었으며 유로 1968에서 3위에 올랐으며 1970 멕시코 월드컵에서는 서독에게 탈락하며 8강에 그쳤지만 조별리그에서 펠레의 완벽한 헤딩을 막아내는 등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상술한 활약상에 더해 피파 선정 올해의 골키퍼에 6회 선정된 뱅크스는 1972년 교통사고로 생긴 실명으로 인해 그의 시대는 비극적이게 막을 내렸지만 그의 공로는 잊혀지지 않아 잉글랜드 축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영예를 누렸다.

 

 

8위 우발도 피욜

 


생년월일: 1950년 7월 21일
국적: 아르헨티나
신체조건: 키 183cm / 몸무게 80kg
주 소속팀: 리버 플레이트

'남미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

남아메리카 역대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엄청난 점프력과 빠른 반응속도와 훌륭한 상황 판단 능력을 바탕으로 한 전진 수비를 바탕으로 명성을 날렸다.

리버 플레이트에서 전성기를 누린 피욜은 아르헨티나 프리미어 디비시온 전기리그 4회와 후기리그 3회 총 7회 우승했으며 개인적으로도 엘 그라피코 선정 아르헨티나 올해의 골키퍼에 8회 선정되었으며 남미 올해의 선수 투표에서 5위 안에 6번 들어 1978년과 1983년, 그리고 1984년에는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피욜은 대표팀에서도 라 알비셀레스테를 이끌고 1978 아르헨티나 월드컵 우승을 이뤄내며 대회 올스타에 선정되었으며 이 활약상을 인정받아 1978 남미 올해의 선수 2위에 올랐으며 1982 스페인 월드컵과 1983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했으며 은퇴 이후 2015년에 아르헨티나 축구 협회에서 선정한 아르헨티나 역대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되었다.

 


7위 리나트 다사예프

 


생년월일: 1957년 6월 13일
국적: 러시아
신체조건: 키 189cm / 몸무게 82kg
주 소속팀: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철의 장막'

컬러 텔레비전 시대의 레프 야신이라고 불린 1980년대 최고의 골키퍼로 평가받는 선수로 강력한 펀칭, 적절한 위치선정, 우수한 점프력을 활용한 압도적인 제공권 장악, 적절한 타이밍에 치고 나오는 전진수비에 모두 능했음은 물론 막강한 완력을 바탕으로 공을 멀리 던지며 빌드업에 기여하며 팀 공격의 활로를 개척함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강인해 기복마저 없었던 약점이 없는 완벽한 골키퍼였기에 철의 장막이라 불렸다.

커리어의 대부분을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에서 보냈는데 디나모 키예프가 소련 탑 리그를 독주하던 시절에도 그들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정규리그 2회 우승을 이뤄내며 소련 탑 리그 시즌 베스트 일레븐 9회 선정 및 1982년 소련 올해의 선수상 수상 및 월드 사커지 선정 월드 일레븐에도 3회 선정되며 1980년대 최고의 골키퍼로 이름을 날렸고 1988년 IFFHS 선정 월드 베스트 골키퍼로도 선정되었다.

소련 대표팀에서도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압도적인 선방으로 1980 소련 올림픽 동메달을 이뤄낸 것을 시작으로 1982 스페인 월드컵에서는 팀은 2차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지만 압도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축구황제 펠레가 선정한 대회 올스타 팀과 문도 데포르티보를 포함한 4개의 매체로부터 선정 대회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되었으며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했고 유로 1988에서는 소련 대표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며 그 해 IFFHS 선정 월드 베스트 골키퍼로 선정되기도 했다.

 


6위 올리버 칸

 


생년월일: 1969년 6월 15일
국적: 독일
신체조건: 키 188cm / 몸무게 91kg
주 소속팀: FC 바이에른 뮌헨

'타이탄'

2000년대 초반을 대표하는 골키퍼로 경이로운 선방 능력과 뛰어난 수비 라인 통솔, 그리고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상대 공격수와의 기싸움에 능해 타이탄이라 불렸던 골키퍼였다.

카를스루헤에서 잠재력을 만개하기 시작해 바이에른 뮌헨에서 전성기를 보냈으며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3M의 시대를 이끌며 분데스리가 8회 우승과 DFB포칼 6회 우승과 1995-96 UEFA컵 우승을 이뤄냈으며 2000-01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맹활약해 팀의 우승에 마침표를 찍으며 맨 오브 더 매치를 수상했으며 이런 활약을 인정받아 발롱도르 포디움에 들었다.

디 먄샤프트에서도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쾨프케가 은퇴하면서 주전 자리를 차지했으며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다수의 멤버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고생하는 팀을 이끌며 압도적인 활약을 펼쳐 결승에 진출했으며 그 공로로 골키퍼로는 최초로 월드컵 MVP인 골든볼을 수상했으며 이런 활약을 인정받아 2002년 발롱도르 투표에서도 3위에 들며 골키퍼로서는 유일하게 발롱도르 포디움에 두 번 든 선수로 역사에 남았다.



5위 이케르 카시야스

 


생년월일: 1981년 5월 20일
국적: 스페인
신체조건: 키 182cm / 몸무게 84kg
주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

'성 이케르'

스페인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로 골키퍼 치고는 작은 키라는 한계를 엄청난 반사신경과 정확한 판단력을 앞세운 수비로 뒤집었으며 수비라인 통솔에도 능숙해 A매치 통산 최다 클린시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성골 유스 출신이자 구단 역대 최다 출전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로 라 리가 우승 5회와 챔피언스리그 우승 3회를 이뤄내며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으며 지단-파본 정책의 실패로 팀의 밸런스가 붕괴되었을 때도 경이로운 선방으로 팀을 구했다.

이 대단한 활약을 아르마다 군단에서도 이어나갔는데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했으며 라울이 아르마다 군단에서 물러난 이후애는 주장으로써 바르셀로나 선수들과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갈등을 봉합해 아르마다 군단의 유로 2008,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로 2012의 우승을 이뤄내며 메이저 대회 3연패를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고 그 과정에서 카시야스 개인도 세 대회에서 모두 대회 베스트 일레븐에 들었다.



4위 디노 조프

 


생년월일: 1942년 2월 28일
국적: 이탈리아
신체조건: 키 182cm / 몸무게 78kg
주 소속팀: 유벤투스 FC

'아주리의 기념비'

롱런의 상징, 부폰과 함께 이탈리아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꼽히며 엄청난 선방 능력과 거침없는 카리스마로 수비라인을 이끌었던 위대한 주장이며 40세까지 기량을 유지했다.

나폴리에서 세리에 A 정상급 골키퍼로 명성을 떨친 조프는 유벤투스로 이적한 이후에 유벤투스의 황금기를 이끌며 비안코네리의 세리에 A 6회 우승과 코파 이탈리아 2회 우승은 물론 1976-77 시즌 UEFA컵 우승까지 달성해 구단을 이탈리아 최고의 인기 팀으로 올라서는데 큰 공을 세웠다..

조프는 아주리에서도 맹활약하며 유로 68과 1982 스페인 월드컵을 동시에 우승하며 월드컵과 유로를 모두 우승한 유일한 이탈리아 선수가 되어 아주리의 기념비라는 별명으로 불렸으며 1978 아르헨티나 월드컵과 유로 80에서도 팀이 4위에 오르는데 공헌했던 조프는 "골키퍼는 와인처럼 시간이 오래 지나야만 숙성된 맛을 낼 수 있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특히 1973년에는 유벤투스에서 세리에 A 우승 및 유러피언 컵 결승으로 이끌었고 A매치 전 경기 클린시트라는 대기록을 달성했기에 발롱도르 투표에서 2위를 차지했다.



3위 지안루이지 부폰

 


생년월일: 1978년 1월 28일
국적: 이탈리아
신체조건: 키 192cm / 몸무게 92kg
주 소속팀: 유벤투스 FC

'슈퍼맨'

롱런의 상징, 21세기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평가받으며 뛰어난 수비라인 지휘능력과 압도적인 선방 능력, 기복 없는 꾸준함으로 항상 팀에게 안정감을 제공했다.

파르마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1998-99 시즌에 UEFA컵과 코파 이탈리아 더블 우승을 이뤄낸 부폰은 당시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인 5300만 유로에 유벤투스로 이적했으며 유벤투스에서도 2011-12 시즌 무패 우승을 포함해 세리에 A 10회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결승 3회 진출을 이뤄낸 부폰은 세리에 A 최우수 골키퍼에 통산 12회 선정되었으며 IFFHS 선정 세계 최고의 골키퍼에도 5회 선정되었으며 ESM 올해의 팀 2회 선정은 물론 2002-03 시즌 UEFA 클럽 올해의 골키퍼와 올해의 선수를 동시에 수상했다.

아주리에서도 A매치 통산 최다 출전자로 이름을 날린 부폰은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 참가한 이래 성인 대표팀인 1998 프랑스 월드컵부터 유로 2016까지, 부상으로 낙마한 유로 2000을 제외하고는 모두 엔트리에 들었으며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필드골을 단 한골도 실점하지 않으며 아주리의 카테나치오를 완성시키며 우승을 이뤄내 야신상까지 차지했으며 유로 2012에서도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끌고 결승에 진출하는 공을 새웠기에 당해 발롱도르 투표에서 2위에 올랐다.



2위 레프 야신

 


생년월일: 1929년 10월 22일,
국적: 러시아
신체조건: 키 189cm / 몸무게 82kg
주 소속팀: 디나모 모스크바

'검은 문어'

자타공인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로 골키퍼가 필요한 모든 덕목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해졌던 선수로 특히 선방에 대해선 기가 막혔는데 1963년에는 소련 리그에서 27경기 동안 불과 6실점만을 기록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줬으며 본인의 실력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해 "사각지대는 어떤 골키퍼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막을 수 있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디나모 모스크바에서 소련 탑 리그 5회 우승을 기록하며 소련 탑 리그 시즌 베스트 일레븐에 14회 선정된 야신은 소련 대표팀에서 1956 멜버른 올림픽 축구종목에서 우승해 금메달을 목에 걸며 위대한 신화의 시작을 알렸고 1958 스웨덴 월드컵과 1962 칠레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했으며 1966 잉글랜드 월드컵에서는 4강에 올랐다.

 

특히 유럽선수권 대회에서는 더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는데 유로 1960에서는 조국을 우승시키며 대회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되었음은 물론 다수의 언론사로부터 MVP로 평가받았으며 유로 1964에서도 조국의 결승 진출을 이뤄냈으나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 있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스페인에게 아쉽게 패했지만 야신 개인의 활약은 대단해 대회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되었다.

한때 월드컵 최우수 골키퍼에게 주는 상 이름이 야신상이었을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펼친 야신은 발롱도르 노미네이트에 10회 선정되어 1963년에는 발롱도르를 수상해 그 해 유럽 최고의 선수의 자리에 올랐으며 사후 1994년과 2002년에 FIFA 월드컵 올타임 팀 선정되었고 1999년에는 IFFHS 선정 20세기 최고의 골키퍼 1위에 선정되었으며 2020년에는 프랑스 풋볼지 선정 발롱도르 드림팀 골키퍼 부문 1위에 선정되었다.



1위 마누엘 노이어

 


생년월일: 1986년 3월 27일
국적: 독일
신체조건: 키 193cm / 몸무게 93kg
주 소속팀: FC 바이에른 뮌헨

'혁명가'

바이에른 뮌헨과 분데스리가 역대 최고의 골키퍼이며 골키퍼로서의 기본적인 능력은 물론, 필드 플레이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넓은 커버 범위와 훌륭한 빌드업으로 스위퍼 키퍼의 시대를 열었던 장본인이다.

샬케와 바이에른 뮌헨에서 전성기를 누렸으며 샬케에서는 로얄 블루스의 2009-10 시즌 분데스리가 준우승과 2010-11 시즌 DFB포칼 우승과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공을 세워 독일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으며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분데스리가 10연패를 이뤄냈으며 2012-2013 시즌과 2019-20 시즌에는 트레블을 이뤄냈는데 특히 2019-20 시즌 결승전에서는 전반 초반 파리의 네이마르, 음바페, 디 마리아의 공세를 철벽처럼 막아내며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디 만샤프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친 노이어는 특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스위퍼 키퍼가 무엇인지 세계에 널리 알리며 팀의 월드컵 우승에 공헌하며 대회 최우수 골키퍼로 선정되었음은 물론 골키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한 활약을 인정받아 발롱도르 투표에서 3위에 올랐으며 독일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했다.

골키퍼의 평가를 올려준 야신의 업적도 매우 대단했지만 팀에 한 명이 더 필드에 있는 효과를 낸 노이어의 전술적 가치와 두 번의 트레블을 달성했으며 메시, 호날두와 함께 2014년에는 발롱도르도 노렸던 확실한 고점, 그리고 10년 넘게 정상급 기량을 선보인 롱런을 모두 갖춘 노이어가 1위로 올라가도 무리가 아니라 생각한다.

 

원문 보기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 Top 10

주의사항 * 작성자 개인의 주관이 강하게 들어갔습니다. 아무리 설득하셔도 바꿀 생각 없습니다. * 과거 버전과는 대폭 수정되었습니다. 관점이 바뀐 부분도 있고 가진 자료가 그때보다 많아졌

dongneazesoccer.tistory.com

 


Ⅳ. 토론

 

나쁜 의미의 이변, 아약스vs나폴리 유럽 리그에서 가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클럽은?

 

사회자: 박수용, 허경원
논객: 정원길, 황선재

 


Ⅳ-Ⅰ. 배경

언더독 또는 우승 가능성이 낮다고 분류된 클럽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칠 때 돌풍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한다. 그리고 그 돌풍에 영향으로 기존에 높은 위치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 클럽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기도 한다.

칼럼에서는 주로 기대 이상의 클럽들을 논했지만 토론에서는 가장 기대 이하의 클럽들을 논했는데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바르셀로나 등 여러 클럽들이 거론되었지만 역시 세리에 A 디펜딩 챔피언에서 컨퍼런스리그조차 나서지 못하는 성적으로 추락한 나폴리와 네덜란드의 바이에른 뮌헨을 꿈꾸던 유럽 최고의 명문 중 하나지만 현재 에레데비시 5위라고는 하지만 4위 알크마르와 무려 9점 차이로 5위인 아약스가 있다.

이 두 팀은 경기력과 순위는 물론 경기 외적으로도 가장 뒤숭숭한데 나폴리는 구단 공식 SNS 팀의 해결사 오시멘을 비하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었고 아약스 역시 라이벌 페예노르트에게 대패하고 좋지 못한 경기력때문에 분노한 팬들이 궐기해 경기가 중단되는 일까지 있었다.

그럼 이 두 팀중 누가 유럽리그 최악의 클럽인지 FCU 회원 두 명이서 토론했다. AFC 아약스가 최악의 클럽이라고 생각하는 정원길과 SSC 나폴리가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황선재가 FCU 토론방에서 격돌했다.

 


Ⅳ-Ⅱ. 원문보기

 

더보기

 

 


Ⅳ-Ⅲ. 요약 및 결론

 

나폴리가 유럽 리그에서 가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한 황선재는 나폴리가 21세기에 꾸준히 명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이며 비록 감독, 단장, 그리고 수비의 핵 김민재가 나갔지만 새로운 영입으로 어느 정도 손실을 만회한 상태로 시작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퍼런스리그조차 나갈 수 없는 순위에 머물러 있기에 지난 시즌 스쿠테토를 맛본 팬들에게 최악의 선물을 했다고 생각한다. 덧붙여서 오시멘 사건, 잦은 감독 교체와 같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기만 한 부분도 나폴리를 최악의 클럽이라고 생각해 볼 만했다.

아약스가 유럽 리그에서 가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한 정원길은 21세기 역시 자국리그에서 압도적인 입지를 지녔음에도 5위에 머무른 부진한 성적은 물론이고 비전조차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는데 심지어 이 결과가 선수 영입 비용으로만 무려 1억 유로의 이적료를 지불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었기에 나폴리 그 이상으로 상태가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추가로 바르셀로나의 라 마시아에 견준다는 아약스의 유스 시스템을 믿었고 화끈한 투자에 지난 시즌의 부진을 씻을 기대를 했던 팬들은 124년의 아약스 역사상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부진을 경험했다. 특히 라이벌 페예노르트와의 더 클라시케르에서는 1차전 홈에서 4-0으로, 2차전 원정에서 6-0으로 패하는 촌극을 보여줬고 경기 내외로 흔들리는 아약스에 분노한 팬들이 경기 중 궐기해서 경기가 중단되는 경우도 있었다.

디펜딩 챔피언의 드라마틱한 추락 vs 더치 바이에른을 꿈꿨으나 최악의 시즌을 보낸 아약스, 여러분들이 가장 실망한 클럽은 어디일까?


Ⅴ. 빅매치 승부예측

 

Ⅴ-Ⅰ. 도르트문트 vs 파리 생제르맹

 

1. 경기 전 소개

 

출처 90min

 

 

분데스리가에서 라이프치히와의 리가 4위를 건 매치에서 패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리그앙 우승이 유력하며 쿠프 드 프랑스 결승에도 올라있어 UCL에 남아있는 클럽 중 유일하게 트레블 가능성이 남아있는 PSG가 격돌한다.

수비라인의 리더를 잃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그러나 PSG는 백업 선수 세 명만 결장할 예상이다. 현재 UCL 득점 1위에 올라있는 음바페를 수비라인의 사령관 후멜스 없이 막아내야 하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전력과 상황 모두가 유리함에도 우승 가능성이 남은 대회가 UCL 하나이며 지그날 이두나 파크의 10만 응원군을 등에 업은 도르트문트, 게다가 의외로 UCL 최다 도움을 기록한 자비처를 간과하면 안 되는 PSG다.

 

2019-20 시즌, 엘링 홀란이 도르트문트에 있던 시절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2-1 패배를 기록한 파리는 파크 드 프랑스에서 역전하며 홀란의 세레머니를 흉내내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조롱한 경험이 있고 이번 시즌 조별리그에서도 격돌했는데 상대전적은 1승1무로 파리가 앞섰지만 조별리그 1위는 도르트문트가 차지했다.

 

과연 보루센은 파리에게 과거의 패배를 복수할 수 있을지. PSG는 이번에도 지난 두 번과 마찬가지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밟고 프랑스 최초의 트레블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 경기 전 예측

 

 

FCU 회장 박수용: 지그날 이두나 파크는 원정팀에게 큰 부담을 주는 곳이다. 결승에 오르는 것은 PSG일 공산이 크지만 1차전은 보루센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FCU 부회장 허경원: 대패의 도르트문트와 리그 우승의 PSG. 기세는 이미 기울었다.

FCU 이사 정재욱: 시즌 내내 불안했던 도르트문트와 달리 막강한 파리. 비록 도르트문트의 UCL 성적이 좋았다 해도 파리의 기세가 더 무서워 보인다.

분데스리가 팀블로그 팀원 강다민: 파리 생제르맹의 승리가 예측된다. 도르트문트가 리그에서 보여준 모습을 실망 그 자체였기에 음바페가 버티고 있는 파리를 넘보긴 힘들 것이다.

분데스리가 팀블로그 팀원 박영빈: 도르트문트가 파리 생제르맹의 골든 로드를 막으려 들겠지만, 킬리안 음바페를 그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분데스리가 팀블로그 팀원 오성윤: AT, 바이언전을 제외하면 전력이 비슷하거나 우위에 있는 팀을 상대로 승리한 적이 없는 도르트문트, 하지만 최근 좋은 폼과 호흡을 보이고 있는 자비처와 퓔크룩의 활약이 관건이다.


번외: 바이에른 뮌헨 vs 레알 마드리드 경기 전 예측 보기

 

경기 결과

 

바이에른 뮌헨 2-2 레알 마드리드

 

 

경기 전 예측

 

더보기


FCU 회장 박수용: 바이에른은 안첼로티를 상대로 재미를 본 기억이 없다. 게다가 이번 시즌은 21세기 최악의 시즌 중 하나. 2013-14 시즌 4강 홈경기와 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라리가 팀블로그 팀장 강민오: 약해진 바이에른, 하지만 그들은 안방에서 마드리드를 맞이한다. 그러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의 바이에른은 저력을 가진 팀인 것을 고려해 양 팀 모두 승리를 거두진 못할 것으로 예상해 본다.

분데스리가 팀블로그 팀장 박현수: 양팀 다 높은 퀄리티의 중원 자원들을 보유했다. 미드필더진의 힘싸움에서 이긴 팀의 승리가 예상된다.

분데스리가 팀블로그 부팀장 이홍주: 최근 페이스가 꽤 괜찮은 바이언이지만 레알 마드리드를 당해내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라리가 팀블로그 팀원 조장현: 바이에른 뮌헨, 크게 이겨둬야 베르나베우에서 편해진다.

라리가 팀블로그 팀원 황도윤: 전반적인 모든 면에서 우세로 보이는 레알 마드리드, 하지만 오로지 UCL만 남은 바이언의 알리안츠 아레나는 그리 쉽게 결승행 티켓을 허용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그러므로  무승부를 예상한다.

 

 


Ⅵ. 크레딧

 

매거진 총괄, 칼럼 작성 및 총검수- FCU 회장 박수용
컨텐츠 기획 및 칼럼 작성 - FCU 부회장 허경원
컨텐츠 기획 및 메인 표지 작성 - FCU 이사 박규빈

메인테마 칼럼 작성 - FCU 회원 이홍주
메인테마 칼럼 작성 - FCU 회원 오성윤

테마칼럼 작성 - FCU 이사 강민오
테마칼럼 작성 - FCU 회원 강다민
테마칼럼 작성 - FCU 회원 박영빈
테마칼럼 작성 - FCU 회원 최원준
일반칼럼 작성 - FCU 회원 조장현

토론 참여- FCU 이사 황선재
토론 참여 -FCU 회원 정원길

빅매치 승부예측 참여 - FCU 이사 박현수
빅매치 승부예측 참여 - FCU 이사 정재욱
빅매치 승부예측 참여 - FCU 회원 황도윤

관련글 더보기